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는 영화 ‘더 킹’은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뜨거운 화두를 던진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이 영화 흥행의 가장 큰 동력은 자발적인 입소문이다. 극에 담긴 풍자와 해학이 대한민국의 현 상황과 비교되며 각계각층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 킹’의 시작…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담아낸 ‘더 킹’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및 실제 사건들이 등장한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뉴스 화면이 그대로 나온다. 당시 탄핵 국회 표결을 마친 뒤 웃고 있던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까지 직접적으로 묘사됐다. 한재림 감독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및 서거가 ‘더 킹’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그 사건은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라고 밝혔다.
낯설지가 않아… 김기춘·우병우 닮은 캐릭터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최고위원은 국회 대표실 최고 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당 대표와의 대화 중 “박봉과 야근 등 격무에 시달리는 99% 검사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1% 정치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더 킹’을 보면서 국민들은 김기춘, 우병우를 떠올린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모 카페에는 “정우성 주연 영화 ‘더 킹’ 절대 보이콧. 애국 시민의 무서움과 강력한 결속력을 보여주자”는 게시글이 올라 화제를 낳았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N차 관람’ 열풍에 불을 지피는 촉매가 됐다.
해학 코드가 강한 ‘더 킹’은 국민들의 주인 의식을 고취시키는 주제를 담아 20~30대 관객 뿐 아니라 중장년층에서까지 호평을 받고 있다. 단순히 웃고 즐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던지는 화두에 대해 곱씹을 수 있어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