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의혹과 관련해 “여성 비하 의식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25일 한국경제 주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정규재 TV'에 출연해 탄핵에 관한 생각들을 털어놨다. 정 주필은 2012년부터 인터넷 방송 ‘정규재TV’를 운영하며 극우적인 견해를 펴왔다. 박 대통령이 언론의 단독 인터뷰에 응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정 주필은 박대통령에게 “국회의 성비하적인 걸개그림, 또 세월호 7시간을 물어보는 일련의 과정들을 일각에선 여성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다. 또는 여성에 대한 비하의식이 잠재해 있는 거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혼자이고, 그런 거에 대한 아주 짓궂은 관심이라고 느끼느냐?”고 물었다.
박 대통령은 “여성이 아니라면 그런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여성비하라고 생각한다”면서 “취임 후 여러 나라 다녀봤는데,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나라들도 가봤다. 그런데 (그들이)생각지도 않았던 동북아의 한국에서 자기들보다 먼저 여성 대통령이 나온 것에 놀라워하고 평가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여성비하가 난리도 아니다. 외국에서도 다 볼 텐데 그동안 한국에 가졌던 이미지가 많이 무너졌을 것이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관한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 '곧, 바이!(soon bye)' 누드 논란에 대해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무리 심하게 한다고 그래도 넘어서는 안 되는 도와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무 거리낌도 없고, 죄 의식도 없이 쉽게 하는 걸 보면서 한국정치의 현주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탄핵을) 누군가가 기획하고 관리해온 것 같다. 최근 사건은 한마디로 거짓말로 쌓아올린 커다란 가공의 산이다”며 음모론을 펴기도 했다.
“세월호 7시간 행적의혹은 여성 비하”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네티즌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네티즌들은 “여성이기 이전에 한나라의 국가수장임을 왜 잊었느냐”고 지적하면서 "대통령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있는 것은 국민들이 아니라 박대통령 자신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대통령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게 해주는 인터뷰였다"면서 "공중파에 생방송으로 사과를 하고 진실을 말하라” 고 비난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