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여성들에 사과… 의원직 사퇴는 과한 요구”

입력 2017-01-25 16:55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더러운 잠’의 이구영 작가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곧, 바이! 展’에서 훼손된 그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패러디 누드화와 관련한 정치권 안팎의 사퇴 요구에 대해 “과한 요구”라며 거부했다.

 표 의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의원직 사퇴는) 나를 뽑은 지역구 주민들, 국민들의 기대와 신뢰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금품수수 등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의원직을 사퇴해야겠지만, (박 대통령 패러디 누드화 논란으로 인한 사퇴는)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결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들이 상당히 많은 상처를 입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공개적인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다만 “피해나 상처를 입으신 분들에 대한 도의적 사과”라며 “여기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거나 의원직을 사퇴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작가들의 몫이이지만 그 예술 작품이 국회에서 전시돼 정치적인 논쟁과 정쟁을 불러일으켰고, 그로 인해 내 소속 정당과 다른 정당의 여성들께 많은 상처를 드렸다”며 “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내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다. 공개 사과를 하겠다”고 거듭 머리를 숙였다.

 당 윤리심판원 회부에 대해서는 “절차에 그대로 임하겠다. 지금 소명서 작성 중”이라며 “소명서를 제출하고 기회가 있다면 진술도 하고, 그 결정에 그대로 승복하고 따르겠다”고 밝혔다.

 표 의원은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 연대와 함께 지난 20일부터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곧, BYE! 展(곧바이전)’을 개최했다.

 논란이 된 작품은 박 대통령의 나체를 묘사한 ‘더러운 잠'이다. 프랑스 유명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나체 여성의 그림에 박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했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 바른정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수정당과 박 대통령 지지단체에서 사퇴 요구도 나왔다.

 표 의원은 “논란이 된 작품을 (처음 봤을 때) ‘그렇구나’ 정도로 여기고 지나갔다. 내 감수성이 부족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전에 어떤 작품이 오는지 몰랐고 (전시회) 개막 이후 해당 그림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