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조롱 연극과 '더러운 잠'은 다른가" 물었더니… 새누리당 의원의 대답

입력 2017-01-25 14:08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곧, 바이! 展'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에서 성명서를 읽고 있는 '더러운 잠' 그림의 이구영 작가(출처=뉴시스)

외국 유명 작품과 박근혜 대통령 얼굴을 합성해 패러디한 작품의 작가인 이구영 작가는 “‘더러운 잠’은 풍자 예술의 영역 안에서 봐야한다”며 “정치적 시선이 문제”라고 말했다.

2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작가는 “‘더러운 잠’은 정확히 풍자 예술의 영역 안에 있다”며 “정치적 시선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장소의 적절성 논란에 대해 “국회의사당이기 때문에 어떤 예술적인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은 오히려 더 정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작가는 새누리당에서 ‘테러’라는 얘기까지 나온 것에 대해 “그건 지나치게 악의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표현의 수위에 대한 논의는 있을 수 있지만, ‘인격살인이다’, ‘테러다’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동서고금은 막론하고 공적 영역에 있는 사람이라면 풍자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남성 정치인이었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풍자 예술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현재 보수사이트에서는 작가들에게 장소를 주선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가족사진에 누드화를 그린 그림이 돌면서 ‘대통령 그림이 풍자라면 표창원 의원 가족사진도 풍자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관련한 진행자의 질문에 “‘더러운 잠’은 공적인 역할에 의무를 다하지 않은 국가의 수반에 대한 풍자”라며 “가족 대상으로 악의적인 풍자를 한다면 올바른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고 짚었다.

이어서 인터뷰에 참여한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은 “작품 자체도 문제가 있었다”며 “성별을 떠나 풍자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특히 장소가 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예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인데다가 야당 의원이 전시 장소를 주선한 것도 심각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한편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을 두고 직접 욕설과 조롱하던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의원들의 풍자 연극 ‘환생경제’과 ‘더러운 잠’과 어떻게 다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의원은 “그 작품을 보는 사람들,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채은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