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과사용 30·40대 디스크 환자들, 고주파수핵성형 수술 시 조심해야

입력 2017-01-25 10:16

[사진] 분당척병원 장상범 원장이 만성 요통을 호소하는 척추디스크 환자와 고주파 수핵 성형술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국내 30~40대 요통 환자 중 상당수가 퇴행성 디스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허리 디스크가 약해지고 기능이 떨어져 있어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가 찢어질 위험이 높은 상태라는 뜻이다.

분당척병원(대표원장 장상범)은 최근 석달 간 내원한 30~40대 요통 환자 54명(협착증 등 다리 방사통 환자 제외)을 대상으로 동반 질환 유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25일 밝혔다.

질환별로는 퇴행성 디스크가 42명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근육 및 후관절 질환 10명(19%), 전방전위 및 척추 골종양 2명(4%) 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또 심한 요통의 빈도는 ‘처음’이 48%로 가장 많았고, ‘연간 몇 번씩 주기적으로 발생’ 28%, ‘만성 요통’ 24% 순으로 조사됐다. 허리를 삐끗하는 횟수는 연 평균 3~4회였다.

퇴행성 디스크는 노화나 반복적인 외상 등에 따라 디스크(추간판)가 약해지고 기능이 떨어진 상태로 요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디스크 노화가 진행 중인 30~40대 나이에는 요통 빈도가 부쩍 늘어난다.

직장에서의 컴퓨터 작업(남성)이나 육아(여성) 등이 허리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가하면서 퇴행성 디스크 증상을 재촉한다. 그러다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게 되면 퇴행성 디스크가 찢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세수하거나 운전석에서 일어서는 등 일상적 동작 만으로도 극심한 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

퇴행성 디스크는 MRI로 확진 뒤 2~3회가량 허리 경막외주사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치료된다. 통증이 호전된 뒤에는 수영, 걷기 등 운동과 함께 체중 조절로 잘 관리하면 요통 빈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요가, 스트레칭 등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이 많은 운동은 안 좋다. 장상범 분당척병원장은 “디스크 변성이 일어나면 회전 운동이나 허리를 반복적으로 구부리는 동작에 취약해진다”며 “유연성을 기른다고 스트레칭을 하다 외려 디스크 파열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했다.

퇴행성 디스크에 대한 고주파 수핵 성형술 시술은 ‘과잉치료’의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장 원장은 “고주파 시술은 경막외 주사치료와 허리 후관절 주사, 근육 치료를 차례로 시도한 뒤 그래도 안 될 경우 선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