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에 걸맞은 새로운 정치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지난 30년간 계속돼온 제왕적 대통령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을 진전시키기엔 한계에 부닥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심재철 국회 부의장이 ‘왜 정치교체인가’를 주제로 연 조찬 간담회에서 자신의 ‘정치 교체론’을 거듭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아직도 패권, 기득권에 매달리고 있는 정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겠다”며 “단순히 사람을 바꾸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또 현재 한국의 상황을 ‘총체적 난국’이라 표현하며 “국민들의 삶이 어렵고, 좌절하고 실의에 빠진 청년들을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안보 위기를 거론하며 “이렇게 나라가 어려울수록 정치가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현실을 볼 때 정치가 문제를 푸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문제에 갇혀있다고 솔직한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자신의 행보와 관련, “국내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일종의 혹독한 학습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모든 게 저한테 새롭기만 하다”고 했다. 이 자리엔 심 부의장과 정진석 나경원 신상진 이명수 이은재 의원 등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소속 20여명이 참석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