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길자연 목사)는 제22대 대표회장 후보에 입후보한 김노아(개명 전 이름 김풍일·사진)씨에 대해 지난 19일 “피선거권이 없다”며 후보에서 제외했다. 대표회장 후보로 등록한지 3일 만에 벌어진 일.
김씨는 후보등록 직후 2009년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94회 총회에서 ‘신천지와 유사한 이단 사상’으로 보고된 전력이 알려지며 거센 자격논란을 일으켰다. 김씨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예장성서 총회장인 김씨는 자신을 ‘보혜사(保惠師)’라고 주장한 인물이다(국민일보 1월 19일자 25면 참조). 그는 1982년 6월 9일 한 목사후보생에게 수여한 임명장에 자신을 ‘한국 예수교 실로성전 보혜사 김풍일’로 명시했다. 같은 해 4월 한 신도에게 수여한 임명장에도 자신을 ‘보혜사’로 호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장통합이 94회 총회에서 김씨에 대해 ‘이단 사상을 갖고 있다’고 보고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의 주장 가운데 ‘보혜사 자처’ ‘비유론’ ‘말씀의 짝’ ‘영생불사론’ ‘한국동방론’ ‘14만4000명 구원론’ 등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교주 이만희)의 핵심교리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예장통합은 또 김씨에 대한 연구보고서에서 “김씨에 의하면 예수님이 동정녀에게서 하나님의 아들로 태어났음이 부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김씨의 저서 ‘기독교의 천지개벽’(2002)을 언급하며 “김씨는 ‘예수님이 성령의 씨로 마리아 몸에서 탄생했다면 왜 예수님의 족보가 필요하겠는가 그러나 그리스도가 다윗의 혈통으로 탄생하였기 때문에 예수님의 족보가 필요했던 것이다’(p375)라고 하여 예수님의 성령으로 잉태됨을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종교는 2002년 발간한 책 ‘자칭 한국의 재림주들’(탁지원)에서 김씨에 대해 “예수님의 성령잉태를 부인하고 자신이 보혜사·진리의 성령임을 자처하며 기성교회 목회자들에 대해 성령도 받지 못한 거짓 사명자들이라고 지칭한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대표 저서인 ‘생명나무’(실로출판사)에서 김씨는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을 부인하고 영적 부활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로마서 1장 3절에서 ‘영으로는 죽은 가운데서 부활하여’라고 한 말씀은 그리스도의 부활은 육체의 부활이 아니요 영의 부활인 것을 알 수 있고,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셨으니’라고 한 말씀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받아야 되셨다면 본래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요 사람의 아들(人子)이라는 뜻이다. 육신으로는 사람의 아들이요 영으로는 죽은 가운데서 영으로 부활하였기 때문에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어 우리들의 구세주가 되신 것을 알 수 있다.”(‘생명나무’ 285p)
또 같은 책에서 ‘오순절에 오신 성령과 보혜사 성령은 다르다’(320p) ‘기독교인들이 보혜를 영으로만 알고 믿어왔으나 사람이었다’(324p) ‘물 없는 구름은 거짓 목자요 물 있는 구름은 참 목자이니 구름은 목자를 상징하는 것이다’(134p) 등을 주장했다.
이들 주장은 다수의 정통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이비단체의 교리와 유사한 것들이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