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교묘해진 '악기바리'… 해병대 등 군대 폭력 근절 대책은?

입력 2017-01-24 15:11
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출처=뉴시스)

해병대 '악기바리' 등 가혹행위를 공론화한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교묘해진 군대 폭력 근절을 위해 외부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해줄 것을 촉구했다.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군대 내 가혹행위의 수법이 굉장히 달라졌다”면서 “군 지휘관들이 인권과 관련해서는 인권자문위원회에 위촉된 외부전문가들의 쓴소리를 계속해서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물론 예전에도 남은 음식을 한데 모아 먹게 하는 등 가혹행위가 있어왔고 최근에는 근절되는 추세지만, 요즘은 내 후임을 예뻐한다는 취지로 ‘게임하면서’ 계속 음식을 먹인다”며 교묘해진 군대폭력을 설명했다.

이어 “선후임이 오목을 두면서 지면 후임에게 간식을 먹게 한다든지, 가위바위보를 해서 먹게 한다든지 남들이 볼 때 게임하듯이, 본인도 게임이니까 괜찮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가혹행위를 피하는 방법은 피해자가 군대를 탈영해 전과자가 되거나 가혹행위를 한 선임을 폭행하거나 ‘소원수리’라는 신고방법을 택하는 것뿐인데 사실 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임 소장은 “인권을 침해당했을 때 신고하는 매커니즘이 죽어 있다는 것의 방증”이라는 지적과 함께 “병사들이 간부들 앞에서 이중적 태도를 취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해병대는 ‘간부는 우리의 적이다’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피해 병사가 간부에게 인권침해사실을 알리면 병사들의 공동체사회를 무너뜨렸다고 생각한다”며 “이 경우 기수열외를 시키기도 하는데, 해병대에서 기수열외란 전역 이후 전우회는 물론이고 군생활 할 때 말 한마디 안 걸고 유령취급 해 후임들에게 인사도 못 받는다”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육해공군 중 최초로 해병대에서 인권자문위원회를 외부전문가들로 위촉했는데, 군지휘관들이 인권과 관련해서는 외부전문가들의 쓴소리를 계속해서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23일 해병대는 병영내 인권 신장을 위해 외부전문가를 인권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인권자문위원으로 임 소장을 비롯해 박경서 전 초대유엔인권대사, 조중신 한국 성폭력위기센터 소장, 문흥안 건국대 법과대학 교수,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영문 아주편한병원 교육원장, 김혁중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등 8명이 참여한다.

이채은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