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한국인 살해 책임 경찰총수 사의 반려

입력 2017-01-23 20:1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의 사의를 반려했다.

23일(현지시간) 통신사 필리핀뉴스에이전시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지난 21일 경찰청 본부에서 열린 델라로사의 55세 생일잔치에 참석해 델라로사이 현재 직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델라로사가 사의를 표명했지만 두테르테가 반려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뉴시스


두테르테는 또 “델라로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며 “그를 끌어낸다면 우리 역시 이 자리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델라로사도 “경찰 내 부패 인자들이 기존의 행태를 바꾸는 것이야 말로 유일한 소원”이라며 “그렇게만 된다면 오늘 당장이라도 사임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18일 필리핀에서 인력송출업을 하던 지모(53)씨는 전·현직 경찰이 연루된 살인 사건에 의해 희생됐다. 판탈레온 알바레스 하원의장은 “코앞에서 일어난 범죄 행위에도 불구하고 경찰청장직에 머무르는 것은 모욕적일 뿐 아니라 국민의 존경심을 잃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델라로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델라로사는 두테르테가 다바오시 시장으로 일하던 당시 다바오시 경찰청장을 지낸 인연이 있다.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교장관은 지난 17일 김재신 주필리핀 대사를 면담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통화해 유감을 표명했다. 자국 법무부 소속 국가수사국(NBI)에게 사건 관련 경찰 간부를 조사하도록 지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드러난 사항은 없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