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시티’ 구미, 회색도시가 자연이 숨쉬는 도시로

입력 2017-01-23 17:46
“이제는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멀리 떠날 필요가 없어요. 도시 곳곳에 우거진 숲과 휴식 공간, 놀이시설이 넉넉해요. 공장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희뿌연 연기를 보면서 등하교하던 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꿈만 같은 일이죠.”
경북 구미시 구포동에 살고 있는 박태준(48)씨는 불과 10여년 사이에 구미시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구미시는 지난해 10월 환경부 ‘그린시티(Green City) 평가’에서 전국 1위에 선정되면서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자연과 인간, 첨단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그린시티로 공식인정 받은 셈이다. 10여년간 뚝심 있게 진행해 온 친환경 정책의 결실이다.
구미시는 낙동강 페놀 유출, 불산 누출 사고 등 아픈 기억을 가진 공단도시였다. 하지만 시민과 기업, 공무원은 구미시의 회색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양팔을 걷어붙였다. 11년 전 인 2006년 도시 숲 조성을 위한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는 그 시작이었다. 이후 2008년 ‘기후변화 선도도시’ 출범, 2010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탄소제로도시’ 선언, 2014년 세계최초 무선충전 전기버스 운행, 대구·경북권 유일의 탄소제로교육관 개관 등 다양한 정책이 꾸준히 이어졌다.
구미시는 주민·환경단체가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타 지자체와 차별화 된 생태벨트를 이어가면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환경을 확실하게 복원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역의 대표적 생태공간인 산동참생태 숲을 비롯해 지산샛강 외 금오지·학서지·검성지·문성지 등에 친환경 생태공원이 조성됐다.
2013년 인동 도시 숲과 송정 철로변 숲길, 해평 송곡리 느티나무 숲길은 산림청이 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가로수 62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금오천은 물순환 하천정비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운동과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낙동강을 중심으로 명품수변도시 및 오토캠핑장, 실버 그린볼 파크, 물놀이장 등 레저시설을 건설 중이며 ‘구미에코랜드’와 ‘구미시산림문화관’은 올 봄 개관을 앞두고 있고 ‘무을 돌배나무 특화숲’ 또한 마무리 공사 중이다.
이외에도 구미시는 천연가스 자동차 보급 확대, 자원 재활용 및 자원화를 통한 에너지 효율성 증대, 에너지 절약 및 신재생에너지 이용확대 등을 추진했다. 각종 환경 캠페인 및 교육을 통해 녹색생활 실천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첨단소재산업과 푸른 환경이 조화를 이룬 ‘살고 싶은 그린시티’. 이제 구미시의 새 이름이다.
구미=글‧사진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
지난 11일 점심 식사 후 직장인과 시민들이 한 겨울에도 녹색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금오산 올레길을 산책하고 있다. 구미시는 완성단계인 ‘그린시티’를 기반으로 탄소산업을 선도하는 친환경 첨단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금오테크노벨리 전경, 시는 시청을 비롯하여 학교, 공공기관, 기업의 담장을 허물고 꽃과 나무를 심었다. 10여 년간 도시 곳곳에 크고 작은 공원 45곳이 만들어져 총 282개의 녹색공간이 도심의 허파역활을 담당하고 있다.=사진가 한태덕 제공

구미시의 생태환경이 좋아지면서 매년 도시 곳곳의 호수나 샛강을 찾는 철새들의 개체수가 늘고 있다. 천연기념물 큰고니 수백 마리가 지산샛강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탄소제로 도시 구미'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세계 최초 무선충전 전기버스'가 시내의 한 버스정류장에 정차해 있다.

지난 12일 구미시 탄소제로교육관에 현장학습 온 어린이들이 이산화탄소를 잡아먹는 애니메이션 나무심기 체험을 하고 있다.

금오천 벚꽃길=사진가 한태덕 제공

완공 앞두고 있는 구미 에코랜드 =사진가 한태덕 제공

낙동강 체육공원 =사진가 한태덕 제공

산동참생태숲 목공예 체험장 =사진가 한태덕 제공

정동 철로변 도시 숲 =사진가 한태덕 제공

인동 도시숲 =사진가 한태덕 제공

평동 도시변 철로숲 =사진가 한태덕 제공

낙동강 체육공원 =사진가 한태덕 제공

송정동 철로변 도시숲 =사진가 한태덕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