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압도적 지지 보낸 복음주의자들
이 자리에서 복음주의 비즈니스 전략가인 랜스 월나우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사야 45장이 예언하는 페르시아왕 고레스에 빗대며 “고레스왕이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던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킨 것처럼 트럼프는 미국의 변혁을 이끌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중보기도 사역자 신디 제이콥스도 ‘미국에서 일어날 두 가지 사건’에 대해 말했다. 미국으로부터 하나님을 떼어놓으려는 사람들에게 심판이 임할 것과, 성령께서 미국을 개혁시킬 것이며 모든 분열을 치유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미국 복음주의자의 81%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고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미국교회는 어느 때보다 기대에 차 있다. 또 신중함 속에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는 분위기도 강하다. 역대 대통령 중 장로교 출신 대통령으로는 9번째인 트럼프가 복음의 정신에 입각한 정치를 수행하도록 기도하자는 것이다. 복음주의 잡지인 ‘렐러번트매거진’은 “당선 이후 내놓은 100일 계획을 주시하면서 기도하자”며 “연방법원 인사와 의회에서의 역할, 미국 내 이슈 등을 위해 기도하자”고 보도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동성애자 권리 내용 삭제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백악관 홈페이지에 소개됐던 동성애자의 권리 관련 내용이 모두 삭제됐다. ‘피플’ 등 현지 언론은 21일 “트럼프가 취임한 지 한 시간 만에 LGBT의 권리에 대한 글이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LGBT는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을 아우르는 표현의 약자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엔 ‘오바마 대통령과 LGBT 커뮤니티’라는 항목 아래 동성애를 지지하는 글이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부터는 LGBT로 검색하면 관련 글이 나오지 않는다. 이번 홈페이지 개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으며, 미국 내 동성애 옹호 문화를 바로잡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성애 옹호·조장 반대를 외쳐온 마이크 펜스를 부통령에 선임하고 동성 간 성행위를 불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윌리엄 H 프라이어 등을 대법관 후보로 추천했다.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에선 성경적 원칙 아래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대표기도자로 서기도 했다.
성경적 가치인 공평과 정의 실종 안 돼
복음주의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일방주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슬로건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분별력을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다양성 존중과 약자 보호, 이민 친화 정책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하고 있다. 성경적 가치인 공평과 정의가 실종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학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적 후견인인 폴라 화이트가 번영신학의 메신저라는 점에서 왜곡된 기독교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렐러번트매거진’은 “지금 미국은 도시와 농촌, 보수와 진보, 인종 갈등, 이주민과 미국인의 거리감 등 전례 없는 분열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특히 영적으로도 세속정치에 소망을 두려는 기독교인과 하나님나라에 영원한 소망을 두는 신자들로 분열돼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인지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신앙과 정치에 관해서는 정치가들의 말을 신중하게 판단할 것, 기독교 분열의 대가를 치를 것” 등 트럼프 시대 복음주의자들의 행동 강령을 소개했다.
신상목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