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더는 수치스러워지지 않겠다. 검찰 강압수사 없었다”

입력 2017-01-23 17:24
최순실(61·수감 중)씨의 국정농단 행태를 소신 있게 밝혀온 차은택(48·수감 중)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측이 “검찰의 압박수사가 아니었냐”고 거듭 추궁했지만 차씨가 부인했다. 차씨는 “더 이상 수치스러워지지 않겠다고 가족과 약속했다”며 “검찰 조사를 열심히 받겠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제8차 변론기일에서 박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는 차씨의 검찰 진술조서에 기반해 “검찰의 협박이 아니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서 변호사는 “첫날 조사를 받고 나서 1시간만 잠을 잔 뒤 이튿날 18시간 조사를 받는다”며 “심리적 압박, 협박을 느끼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지난해 11월 8일 차씨는 인천공항에서 체포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바로 호송됐고, 4시간여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에 잠시 다녀와 다시 조사를 받았다. 서 변호사는 차씨의 병력을 언급하며 “증인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인데 1시간 밖에 잠을 안 잤다”고 계속 검찰의 압박 여부를 추궁했다.

차씨는 “변호사님, 저는 이 말씀은 꼭 드려야 하겠습니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국내에 들어올 때 가족이 ‘더 이상 수치스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검찰에서 열심히 조사받기로 약속을 드렸고, 검사님께도 ‘저는 힘들어도 상관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차씨의 검찰 조서가 언론보도 내용에 기반했음을 지적했다. 국내에 있지도 않았던 차씨가 언론보도 내용의 진위에 대해 제대로 확인을 하고 진술한 것인지 따진 것이었다. 하지만 차씨는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저는 잘 모르는 내용’이라고 말씀드렸고, 제가 기억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검찰 조사를 처음 받아보니까 처음 2~3일은 긴장하고 두려웠고 떨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오히려 검사가 강압적으로 말씀을 안 하셔서, 나중에는 편안한 자세에서 많은 기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차씨는 가족이 “지금이라도 반성하라”고 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차씨에게 “철야조사에 동의를 한 것이냐”고 물었다. 차씨는 “동의했다”고 답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