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앤디 마르테(34)는 한국 프로야구 kt 위즈의 ‘1호 외국인 선수’였다.
마르테는 kt 연고지 경기도 수원의 야구팬들로부터 열렬한 사랑과 지지를 받았고, 그 역시 kt 팬들을 “세계 최고의 야구팬”으로 기억했다. 마르테의 부고가 전해진 23일 kt 팬들은 그가 한국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떠올리며 추억하고 애도했다.
마르테는 지난해 9월 4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팬들과 작별했다. 마지막 순간이었지만 취재진 앞에서 밝게 웃으며 2년 동안의 한국 생활, 허리수술 회복 이후 재입단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내 야구 인생에서 최고의 팬이었다. 세계 최고의 팬이다. 미국에서 이런 열정적 응원을 본 적은 없었다. 우리가 자주 패배하고, 실책을 범해도 질타보다 응원했다. 감사하다.”
마르테는 도미니카공화국이 배출한 메이저리거 출신 강타자였다. 2005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메이저리그로 데뷔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쳤다.
2015년 한국 프로야구 제10구단으로 출범한 kt에 첫 번째 외국인 타자로 입단해 115경기 148안타(20홈런) 89타점 타율 0.348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고 수술한 뒤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 이후 협상 결렬로 kt에서 떠났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마르테는 지난 22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공교롭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우완 강속구 투수 요다노 벤추라(26)와 하루 간격으로 조국에서 같은 사인으로 목숨을 잃었다.
마르테의 부고는 옛 동료들을 울렸다. kt 외야수 이대형(34)은 인스타그램에 마르테와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친구야. 이건 진짜 아니다. 약속을 지켜야지”라고 적었다. “회복하고 돌아오겠다”던 동갑내기 친구 마리테의 지켜지지 못한 약속에 망연자실한 이대형의 마지막 인사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