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장어' 별명에 대한 반기문의 해설 들어보니

입력 2017-01-23 10:03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기름장어’라는 별명에 대해 자신의 SNS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22일 페이스북 글과 동영상을 통해 네티즌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기름장어’란 말이 좋은 뜻에서 나를 평가하기 위해 나온 말”이며 “외교부 출입기자들이 유엔으로 떠나는 나에게 '어려운 일을 매끄럽게 잘 풀어 나간다'는 의미로 붙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동영상에서 반 전 총장은 미국 타임지의 평가와 독일 통일의 산파 한스 디트리히 겐셔 전 외무장관을 언급했다. “타임지는 자신을 Teflon diplomat(테플론 외교관-잘 들러붙지 않는 외교관)‘이라고 했고, 지난해 사망한 겐셔는 ‘Slippery man(미끈거리는 약삭빠른 사람)의 죽음’이라는 평이 있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겐셔가 미국 소련 등 서구 열강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독일 통일의 밑거름이 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기름장어도 아주 좋은 말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귀국 직후 페이스북 개정을 개설한 반 전 총장은 자신의 일정을 올리며 네티즌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네티즌들의 질문을 모아 궁금증을 풀어주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페북은 23일 오전 10시 현재 팔로어 1341명과 '좋아요' 1014명을 기록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반기문 전 총장 발언 전문.


페이스북에 올라온 여러분들의 말씀 잘 듣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질문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름장어란 말이 좋은 뜻에서 나를 평가하기 위해 나온 말인데...

외교관인나 정치인들의 경우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겁니다.

그렇게 때문에 용어를 어떻게 (취사)선택하느냐
이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상대방이 기분이 좋고 또 그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느냐
이런 면에서 나에게 붙여진 별명입니다.

예를들어 타임지에 언제 나를 ‘Teflon diplomat(테플론 외교관-잘 들러붙지 않는 외교관)’이라 평가했습니다. ‘Teflon’은 아무리 요리를 해도 눌러붙지 않는 이런 것을 얘기하고요.

한스-디트리히 겐셔 (Hans-Dietrich Genscher) 유명한 독일의 전 외무장관이 돌아가셨을 때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미국의 외교전문지)에서 그 사람이 독일 통일 과정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해서 ‘Slippery man(미끈거리는 약삭빠른 사람)’의 죽음이다. 이렇게 애도한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기름 바른 사람의 죽음이다.

결과적으로 ‘Slippery(미끈거리는 약삭빠른)’ 기름장어든지 기름 바른 사람이든지
외교를 통해서 당시 어려운 냉전하에서 미국과 소련 불란서(프랑스) 영국 등 주변의 국가들과 관계를 잘 맺음으로써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높이 평가한 말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를 하면 기름장어란 말이 아주 좋은 말로도 해석을 해야 됩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