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세훈(62·사진)의 8번째 시집 '몸의 중심'(도서출판 삶창)은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을 다룬 이른바 '노동시집'이다.
시인에게 '몸의 중심'은 바로 '아픈 곳'이다. 시인 자신이 고된 노동을 통해 얻은 병마를 지나왔기 때문에 이런 통렬한 인식은 가능했다.
이번 시집에는 투쟁 현장에서 낭송한 시편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단순한 행사시를 뛰어넘는 울림의 정체는 시인 자신이 겪은 노동과 그 노동으로 몸이 크게 휘청댔던 경험들이다.
'상처난 곳'을 어루만져 주는 일이 바로 이번 시집의 주제인 셈이다.
또 시인이 노동자의 처지와 노동의 가치를 위해 싸워온 실천의 동력이기도 하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1955년 충남 홍성 출생.
열악한 공장에서 일한 소년은 노동자 생활을 하던 중, 89년 '노동해방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공장에서 얻은 병이 악화됐다. 10여 년 문단활동을 접었다가 2011년 건강이 호전돼 다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손 하나로 아름다운 당신' '맑은 하늘을 보면' '저별을 버리지 말아야지' '끝내 술잔을 비우지 못하였습니다' '그 옛날 별들이 생각났다' '나는 죽어 저 하늘에 뿌려지지 말아라' '부평 4공단 여공', 장편동화집 '세상 밖으로 나온 꼬마송사리 큰눈이' 포엠 에세이집 '소나기를 머금은 풀꽃향기' 등을 간행했다.
2016년 현재 리얼리스트100 상임위원과 인천민예총 이사장, 한국작가회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