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고사하고 먼저 출국한 김현수 “죄송하다”

입력 2017-01-22 11:47
지난달 8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김현수(왼쪽)가 두산 베어스의 김재환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출국했다.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한국 야구대표팀 명단에 들어갔지만 출전을 고사한 탓에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김현수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다음달 하순 볼티모어 오리올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계획이다. 김현수에게는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이다. 지난해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주전을 꿰차기 위해 대표팀보다 소속팀 일정에 집중한다는 것이 김현수의 올해 목표다.

 김현수는 기록보다 신뢰를 앞세웠다. 그는 출국하면서 “구단과 감독에게 믿음을 주고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나는 지금 주전이 아니다. 앞으로 펼쳐질 엄청난 경쟁에서 어떻게 이겨야 할지, 그 생각을 하면서 떠난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95경기에서 92안타(6홈런) 22타점 36득점 36볼넷 타율 0.302를 기록했다.

◇김현수 출국 인터뷰 일문일답

-비시즌 동안 준비는?

 “많이 쉬지 않았다.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면서 준비했다. 지난해에는 조금 부족했다. 올해는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타격 훈련도 시작했나?

 “가끔씩 했다. 아무래도 여건이 안 좋아 자주하지 못했다. 그래도 지난해보다 많이 했고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지 알았다.”

-지난해보다 중점을 둔 부분은?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힘을 많이 기르고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미국에서는 훈련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그 부분을 신경썼다.”

-당장 느껴질 정도로 나아진 부분이 있는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래서 지금 일찍 출국하는 것이다. 가서 조금 더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체력보다는 야구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

-팀이 외야수 영입을 시도하는데 위기를 느끼는가?

 “괜찮다. 팀에서 나를 아직 못 믿는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더 잘해야한다는 생각도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WBC 대표팀 합류를 고사했다.

 “나가고(출전하고) 싶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도ㅔ 김인식 감독님께 죄송하다. 아쉬운 점이 있지만 나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걱정 하지 않는다.”

-대표팀 합류를 고사하고 볼티모어에서 연락을 받았는가?

“없다. 내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에이전트와 연락을 했을 것이다.”

-대체자로 합류한 박건우에게 조언한다면?

 “지난 시즌에 나보다 잘했기 때문에 조언해줄 것이 없다.”

-지난 시즌 시범경기에서는 힘을 너무 뺐다. 올해는 그것을 고려할 생각인가?

 “가봐야 알 것 같다. 가서 날씨가 좋으면 더 많이 칠 생각이다. 힘을 좀 빼도 체력은 자신이 있다. 체력적인 부분보다 몸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시즌 많이 출전하지 못했는데 개인적인 목표는?

 “목표는 따로 없다. 숫자로 정하고 이뤄내지 못하면 아쉬울 뿐이다.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팀에 믿음을 주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것은 내가 주전이 아니기 때문에 가서 엄청난 경쟁을 해야한다. 그것을 이겨낼 생각으로 나가는 것이다.”

-올해 개막전에서 팬들에게 박수 받을 수 있을 것 같은가?

 “지난해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좌타자로서 불리한 점은 없었나?

 “없다. 우타자가 우투수에게 홈런을 못 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좌투수에 대한 표본도 만들었다.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경기에 나갈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못 나간다. 키는 내가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