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과제 대신해준 이대 교수 구속

입력 2017-01-21 10:59
최순실(61·수감 중)씨의 딸 정유라(21)씨에게 부당한 특혜를 준 이화여대 교수가 또 한 명 구속됐다. 이번에 구속된 이는 정씨의 과제물까지 대신 해준 것으로 드러난 이인성(54·여) 의류산업학과 교수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21일 오전 발부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교수가 정씨 수강 3과목과 관련해 부당한 성적 특혜를 준 것으로 결론짓고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이로써 이대에서는 류철균(51·필명 이인화)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남궁곤(56) 전 입학처장, 김경숙(62·여) 전 신산업융학대학장과 함께 총 4명의 교수가 비선실세 특혜로 구속 상태다.

이 교수는 정씨가 수강한 ‘글로벌융합문화체육 및 디자인 연구’ 수업에서 정씨의 과제물을 대신 수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던 인물이다. 그는 제자 강사에게 일러스트 과제물을 대신 그리게 했고, 액세서리 사진과 옷 디자인 스케치 등을 본인이 직접 찍거나 그렸다. “승마 훈련을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 들었다”는 것이 감사 과정에서 나온 이 교수의 변명이었다. 지난 20일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전후해 취재진 앞을 지나칠 때에는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정씨는 2015년 석연찮게 이대에 입학한 이후 8개 과목 수업에서 출석·과제를 전혀 수행하지 않고서도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 체류 중이라 출석을 못 했는데 학점이 정상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특검팀은 교수들의 조직적인 정씨 특혜에 최경희(55·여) 전 총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최 전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역시 검토 중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