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광주 조선대 강연회 패널로 참석한 학생이 자신은 ‘반기문 민심행보 6일차의 오전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이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제상 군은 반 전 총장의 강연이 열린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강연이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됐다고 폭로했다. 박 군은 자신이 10개의 질문을 준비했지만 주최 측이 정해놓은 질문 밖에 할 수 없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군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토론회이기 때문에 여러 질문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껄끄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미리 정해 놓은 질문을) 반기문 측에게 전달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고 적었다.
박 군은 방청객 질문도 미리 짜놓았다고 했다. 그는 “무대에 오른 질문자는 5명이었지만 토론 패널은 6명이었다”며 “방청객 질문의 돌발 질문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질문자는 정해져 있는데 방청석 곳곳에서 '제가 질문하겠습니다'라는 외침이 이어졌다”면서 무척 슬펐다고 밝혔다.
박 군은 이날 토론회가 질문을 정하고 반 전 총장의 답변을 듣는 편도선 여행 느낌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 전 총장이) 악의는 없었겠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 '자원봉사자라도 지원해야한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에 실망했다”며 “방청객 질문까지 짜놓은 토론회에 (자신을) 마네킹(으로) 세워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