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킹’의 한재림 감독과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등 배우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얼까. 각자가 꼽은 명장면을 한 눈에 정리해봤다.
박태수(조인성)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행가레를 받는 신, 샐러리맨 검사였던 태수 앞에 진정한 권력의 실체 한강식(정우성)이 등장하는 신, 들개파 2인자 최두일(류준열)이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신, 그리고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가 함께한 클론의 ‘난’ 군무신까지.
01. “내 인생은 완전 바뀌었다.”
조인성은 “아이처럼 순수했던 인물이 개인적인 욕심, 야망, 욕망, 그리고 책임감 등으로 인해 때가 묻지 않았나 생각했다”며 “특히 이 장면에서 태수가 환하게 웃는 장면을 보며 ‘나도 이렇게 활짝 웃던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원했던 진정한 권력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하는 태수의 감정이 환하게 웃는 표정에 온전히 담겼다.
02.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역사공부를 안 하니? 배워야지! 역사를!”
조인성은 촬영 당시에 대해 “영화 속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촬영 당시에도 굉장히 압도적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태수에게 일장 연설을 하는 한강식. 그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는 대한민국의 부조리함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정우성은 “첫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 장면을 읽고 한강식 캐릭터를 무너뜨리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성공을 위한 한강식의 합리적인 선택, 그런 선택을 한 한강식을 따라가는 태수, 한강식의 말이 아프고 굉장히 슬펐다”고 전했다.
03. “개는 개야. 같이 어울린다고 사람 아니잖아.”
검찰과 들개파를 대칭하여 ‘한강식’을 ‘김응수’(김의성)로, ‘박태수’를 ‘최두일’로 데칼코마니적으로 표현했다는 게 한재림 감독의 설명이다. 태수의 대칭점에서 들개파 2인자였던 두일이 1인자로 거듭나기 위해 강남에서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하는 신은 류준열이 뽑은 명장면이다. 영화 속에서 우직하면서도 의리 있는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한 두일은 태수의 뒤를 봐주면서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려 한다. 화려한 삶을 사는 전략 3부의 어두운 면을 봐주던 두일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는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이기도 하다.
04. “세련된 것만 고수할 것 같은 권력자들이 대중가요를 부른다는 상상.”
예고편 공개 이후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건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의 춤사위였다. 배우들은 이를 위해 두 달간 춤 연습을 했다. 한재림 감독은 “클론의 ‘난’이나 자자의 ‘버스 안에서’는 그 시대에 히트했던 노래다. 그런 대중가요를 권력자들이 부르고 춤을 춘다는 상상은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그런 모습들이 영화 속 풍자에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개봉해 흥행 질주 중인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