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 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재인 대세론' 등을 겨냥해 "김칫국'을 마시거나 '다된 밥'이라고 여기는 건 오만이고 자만"이라며 촛불 민심을 받들어 공동경선과 가칭 '촛불공동정부' 구성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동맹도 중요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시장은 18일 광주염주체육관 내 국민생활관에서 '조기 대선과 호남정치'를 주제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광론회) 초청토론회에서 "대선 준비기간이 짧아 민주당 집권 가능성이 높지만 역사의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는 겸허하고 엄숙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지지도가 높아서 연합안해도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은 자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992년 부산 초원복집 사건을 예로 들었다. "DJ, YS 선거할 때 초원복집 사건 터졌는데 상대방엔 악재, 민주진영엔 호재였는데, 보수가 위기상황에 엄청나게 결집해서 결국 진보가 졌다"며 "몇 달 안에 보수의 깃발을 든 후보가 제대로 서면 우리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 없다. 긴장 갖고 선거에 임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동경선과 공동정부를 "필승 카드"로 제시했다.
박 시장은 "백성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 순풍을 타게 되면 항공모함도 이길 수 있지만 역풍을 맞으면 항모마저도 뒤집어질 수 있다"며 "줄기차게 제기해온 촛불공동정부는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고,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을 갖는 거다"며 촛불공동정부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가장 큰 형님, 종갓집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이 먼저 문을 열고, 식탁에 초청 해야 한다. 공동경선은 후보가 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공동정부를 구성하자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식탁 위에 안 나올 이유가 없다"며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나눠진 호남이 대선을 통해 서로의 이런 상처를 치유하고 진보와 변화, 혁신을 향한 큰 마당에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 그 "후보 검증은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궤적을 평가하는 것이어야 한다. 국정농단 사태가 이를 잘 보여준다"며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있을 것이다. 평소 차곡차곡 쌓아둔 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박원순 바람'을 자신했다.
한반도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사드 배치에 대해선 "미국과 동맹관계가 최우선이긴 하지만 "노(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지도자가 어떻게 국익을 지켜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개헌론에 대해선 "제1원칙이 국민 합의다. 3년도 짧은 게 아니다. 절박하게 형성돼 있는 국민분노와 동시에 갈망을 함께 잘 조직화하면 3년, 2년도 충분하다"고 밝혔고, 헌법재판소 탄핵 심리에 대해선 "헌법 제1조, 즉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을 어긴 것으로 탄핵사유가 충분해 심리 결과는 예상보다 더 빨리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밖에 지방분권과 관련해 "외국 연방정부처럼 정부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것은 지방에서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고 디테일한 것은 각자 자치 분권을 해야 한다. 특히 재정구조를 8대2에서 6대4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 사회는 구길용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취재국장이 맡았고, 패널은 김종석 무등일보 전략기획국장(전 편집국장), 이경수 광주매일신문 기획실장(전 편집국장), 이용규 전남일보 편집국장, 권신오 CBS광주방송 보도국장이 참여했다.
광론회는 2011년 신문·방송·통신사 등 13개 지역 언론사의 전·현직 편집·보도국장 출신 언론인 3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