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영장심사 동선은… 특검-법원-특검?

입력 2017-01-18 10:24 수정 2017-01-18 15:47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8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오전 9시15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해 구인장을 집행했고, 이 부회장은 오전 9시33분쯤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으로 출발했다. 특검팀 사무실에는 체어맨을 타고 왔지만 법원으로 출발할 때는 카니발을 타고 이동했다.

이 부회장은 영장심사가 끝나면 다시 특검팀 사무실로 이동해 발부 여부를 기다리게 된다. 이 부회장의 운명을 가르게 될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 혹은 다음날 새벽쯤 결정 된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장기간의 수감 생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430억원대 뇌물공여 혐의 및 97억원 횡령 위증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뇌물공여액으로는 역대 최고 액수다.

뇌물공여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1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부회장은 이날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를 타고 서울 대치동 대치빌딩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취재진이 “여전히 대통령 강요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나” “노후자금이 경영권 승계에 쓰였는데 도의적 책임을 느끼지 않나” “회삿돈 수백억원이 뇌물로 쓰였다는데 주주나 임직원에 책임 안 느끼나” 등 질문을 던졌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는 지난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을 때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라고 말했었다. 12일에는 희미한 웃음을 띠기도 했지만 이날 이 부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곧바로 특검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치빌딩 주변은 12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이 부회장이 12일 출석할 때는 대치빌딩 주변에 취재진과 시민단체, 경찰 등 300여명이 몰렸다. 이날에는 취재진 100여명이 대치빌딩 주변에 자리했다. 특검팀 사무실 주변에서는 민주노총 등 일부 단체에서 5명 정도만 시위를 벌였다.

430억원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부회장은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오전 9시33분 특검팀 수사관과 함께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했다. 카니발을 타고 법원으로 이동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외신 등 취재진과 경찰 수백여명이 몰려 이 부회장의 출석 모습을 지켜봤다. 이 부회장은 오전 9시56분 법원에 출석하면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부회장의 답변을 듣기 위해 취재진이 앞을 막아섰는데 이 부회장이 그대로 밀치고 들어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구속 영장 발부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도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이 18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탄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황인호 기자

이 부회장이 피의자로 법정에 서게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일가 중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도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영장심사에는 특검 측은 양재식 특검보, 김창진 부부장 검사, 김영철 검사, 박주성 검사가 참석하는 등 영장 발부를 위해 화력을 집중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심사가 끝나면 이 부회장은 당초 특검팀 사무실로 이동해 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영장심사에서 법원 등 의견을 듣고 대기장소를 다시 정하기로 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팀 사무실에서 대기할 경우 대기 시간 동안 별다른 조사를 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혹은 다음날 새벽쯤 결정 될 전망이다.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 이 부회장은 곧바로 구치소에 수감된다. 기각될 경우 귀가할 수 있다.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부장판사가 심리한다. 조 부장판사는 앞서 특검팀 1호 구속영장 청구 사례였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해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