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시 방사선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100배가량 높게 관측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타임라인과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게시판이 한때 공포감에 휩싸였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국가환경방사선 자동감시망(IERNet)은 17일 오전 동해시 방사선 수치를 시간당 1만2700나노시버트(nSv)대, 많게는 1만5400nSv대까지 관측했다. 이 감시망은 동해에 ‘비상’을 띄웠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측정하는 정상 범위는 50~300nSv다. 자연환경에 따라 수치 변동은 있지만 평상시 100nSv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대기 중의 라돈 등 자연방사성핵종들이 비와 함께 땅으로 내려오면서 방사선 수치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우는 있다.
오전 중 1만nSv대를 크게 넘어선 동해의 방사선 수치는 같은 시간 107~180nSv 선이던 도내 주변 도시를 감안해도 비상식적으로 높았다.
SNS 타임라인과 커뮤니티사이트 게시판은 우려와 추측으로 요동쳤다. “고향 동해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된다” “군 입대한 동생이 무사한지 모르겠다” “방사선 폐기물을 실은 배가 침몰한 것이 아닌가” “국가비상사태를 빨리 선포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글이 쏟아졌다.
국가환경방사선 자동감시망의 관측 결과는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공포심과 불안감을 키웠다.
오늘 아침 동해기상대에 설치된 무인환경방사선자동감시망에 이상수치가 감지되어 관리자가 점검한 결과 기기 이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원자력안전위원회 (@NSSCkorea)
현재 정상작동중이나, 향후 유사한 문제를 방지하고자 기기를 교체하도록 하겠습니다. 좀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행히 사고는 아니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오전 10시50분쯤 “동해기상대에 설치된 무인감시망에 이상 수치가 관측돼 관리자가 점검했다. 그 결과 기기 이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파악한 오류 시간은 지난 16일 오후 11시 45분부터 17일 오전 9시 45분까지였다. 감시망은 현재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동해의 오후 5시 현재 방사선 수치는 93nSv로 주변 도시보다 낮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감시망이 현재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지만, 앞으로 유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기기를 교체할 계획”이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SNS와 커뮤니티사이트 네티즌들은 “10시간 동안 방사선 수치 오류를 바로잡지 못했으면 그 자체로도 사고다” “기기 오작동이라고 둘러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불안감을 거두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