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1980년 계엄군 총탄 관통한 옛 광주은행 유리창 3개도 감식.

입력 2017-01-17 16:53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전일빌딩에 이어 5·18당시 광주은행 본점 유리창의 탄흔에 대한 정밀감식에 나섰다.

5·18당시 민간인을 향한 계엄군 헬기의 기총소사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추가 조사다.

5·18기념재단은 “국과수 법안전과 총기연구실 직원들이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전시 보관 중인 옛 광주은행 본점 유리창 3개를 감식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5·18기록관에 5·18사료로 현재 보관 중인 유리창은 5·18 당시 광주은행 본점 8층에 설치된 것들로 당시 총알이 관통한 지름 2.5~5㎝ 정도 구멍이 뚫려 있다.

광주은행에서 1997년 11월5일 광주시에 기증했다. 유리창 3개는 80년 5월20일 탄흔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탄흔 크기는 5㎝ 1개와 2.5㎝ 2개다.

유리창 3개 중 2개는 5·18기록관 1층에서 전시돼 왔으며, 1개는 수장고에 보관돼왔다.

옛 광주은행 옛 본점은 180여발의 탄흔이 발견된 옛 전일빌딩과 직선거리로 300여m 떨어진 금남로 3가에 위치해 있었다.

광주은행 본점은 이후 1990년대 중반 현재의 대인동으로 새 사옥을 지어 이전했다.

5·18기록관은 앞서 지난 3일 국과수에 공문을 보내 광주 금남로 3가 1-11번지 옛 광주은행 본점 건물 유리창에 대한 감식을 공식 의뢰했다.

5·18기록관은 국과수에 ‘5·18과의 관련성, 유리창에 남겨진 탄흔의 종류를 가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은행이 유리창과 함께 기증한 문서에는 ‘해당 창문 3개가 은행 본점 8층에 달려 있었다’고 적혀 있다.

5·18기록관은 1980년 당시 금남로에 5층짜리 옛 관광호텔과 10층짜리 전일빌딩 등 소수의 고층건물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던 점으로 미뤄 헬기 사격으로 옛 광주은행 창문에 탄흔이 남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5·18기록관은 이에 따라 옛 광주은행 건물에 대한 헬기 기총소사 여부를 증언할 목격자를 수소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창문이 실제 달려 있던 위치와 광주은행 건물 내부에 남은 총탄 흔적 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

나간채 5·18기록관장은 “광주은행 유리창 탄흔이 헬기 기총소사를 입증할 수 있는 제2의 증거물이 되는지 전문가들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과수는 지난 12일 광주시에 전달한 전일빌딩 180여개에 관한 탄흔 감정 보고서에서 “공중정지(호버링) 상태의 헬기에서 이뤄진 총격이 유력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