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男男) 콤비들이 영화계를 압도하고 있다. ‘더 킹’의 조인성·정우성, ‘공조’의 현빈·유해진, ‘재심’의 정우·강하늘이 빛나는 합을 이뤘다.
18일 개봉하는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한 남자(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정우성)를 만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작품마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정우성과 8년 만에 스크린에 귀환한 조인성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미남의 대명사로 통하는 두 사람은 극 중 권력을 좇는 검사 역을 맡아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한다.
‘더 킹’과 같은 날 개봉해 맞대결을 벌이게 된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가 시작되고,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현빈)와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유해진)의 예측불가 팀플레이를 그린다.
주목을 끄는 건 현빈과 유해진의 묘한 케미스트리다. 남성적인 이미지로 변신한 현빈은 카체이싱, 총격, 맨손 격투 등 장르를 불문한 액션을 소화하고, 유해진은 특유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웃음으로 극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다음 달 개봉을 앞둔 ‘재심’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다시 한 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 ‘쎄시봉’과 예능 ‘꽃보다 청춘’에서 호흡을 맞췄던 정우와 강하늘이 재회했다. 극 중 두 사람은 초반 팽팽한 대립 관계를 이루다 서서히 마음을 열고 가까워진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두 사람을 뜨거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이 같은 콤비캐스팅 영화들이 돋보이는 이유는 기존 스타 캐스팅에 기댔던 영화 제작 시류가 점차 캐릭터 매력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옮겨가는 추세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로 밀고 당기는 조합이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높이고,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인물을 다양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