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총재 낙선한 신문선 “권오갑 부정행위” 주장

입력 2017-01-17 10:33 수정 2017-01-17 10:47
신문선 명지대 교수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제11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 투표를 앞두고 정견발표를 가진 뒤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문선 명지대 교수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11대 총재 선거 운동 과정에서 권오갑 총재의 부정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11대 총재 선거에서 후보로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선거인단 23명 중 5명의 지지를 받았다. 반대 17표, 무효 1표다. 당선을 위해서는 과반인 12표 이상을 받아야 했다.

 K리그는 17일 현재 권 총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권 총재는 2013년 K리그 수장으로 선임됐다.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과 한국프로스포츠협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제11대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지만, 신 교수의 낙선으로 직분을 지켰다.

 신 교수는 낙선한 뒤 “나는 패하지 않았다. 내가 했던 이야기는 프로축구계 변화의 씨앗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프로축구는 변해야 한다”면서 “5표는 프로축구 발전에 큰 울림으로 작용할 것이다. 연맹이 잘못하면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운동 과정에서 권 총재의 부정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권 총재가 출마하지도 않은 선거에서 일부 대의원을 만나 ‘스폰서 비용으로 4년간 총액 150억원을 내겠다’고 공약했고, 이마저도 금액을 부풀렸다는 것이 신 교수의 주장이다.

 신 교수는 “(투표를 앞두고) 대의원들에게 악수하면서 이야기(권 총재의 150억원 약속)를 했더니 그 분들이 내 눈을 보지 못했다”며 “4년씩 35억원이면 총액은 140억원이다. (권 총재는) 그것을 부풀려 이야기하고 다녔다. 정당하지 않다. 후보의 당락을 떠나 프로축구 문화의 한 척도를 볼 수 있는 일이다. 잘못과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본인이) 단독 후보로 출마해 신임 여부를 묻는 선거였다. 등록하지 않은 후보와 싸운 희한한 게임을 했다. 불법 선거 동이 있었다. 이는 승부조작이나 심판 비리와 같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이 역사는 한국프로축구의 민주화와 개혁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지지 않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연맹을 지켜보겠다. 권 총재가 ‘4년간 스폰서 비용 150억원을 내겠다’고 대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약속하고) 입후보한 후보(본인)를 떨어뜨리려 했던 행위에 대해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교수는 1978년 축구대표팀에서 선수로 입문했다. 1981년 입단한 대우 축구단에서 활약했다. 연세대 체육학 학사와 석사, 세종대학원 스포츠경영학 박사 학위를 가진 체육계 인사다. 선수 시절보다 1988년 MBC에서 시작한 방송 해설위원으로 명성이 높았다.

 이민성의 결승골로 극적인 2대 1 역전승을 일군 1998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 이른바 ‘도쿄대첩’으로 기억되는 이 경기에서 통쾌한 해설로 유명세를 탔다. 2014년 출범한 성남FC의 초대 대표이사였고, 지금은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