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 그건데, 너무 센가?” 박근혜-최순실 녹취록 공개

입력 2017-01-16 17:39
국정농단 혐의로 구속 중인 최순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5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씨는 내내 당당했다. 그는 4년 전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기조를 논의하며 나눈 대화 녹취록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국회 소추위원단 측은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휴대전화에 녹음된 녹취록을 제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2013년 2월17일 최씨와 박 대통령이 취임사 문구를 수정하는 듯한 발언이 담겼다.

“문화융성은 어때요, 문화융성?”(박근혜)
“문화체육, 사실은 그건데, 너무 센가?”(최순실)
“너무 노골적으로…”(박근혜)
“완전히 뒤집어져, 문화체육은.”(최순실)
“너무 그렇게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역풍 맞아요.”(박근혜)

박 대통령과 최씨의 대화가 오가고 8일 만인 2013년 2월 25일, 정부는 3대 국정기조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제시했다. 또 같은 해 5월 국무회의에서 3대 국정지표에 ‘평화통일’을 추가한 4대 국정기조를 확정했다.

이 같은 대화를 기억하는지 묻자 최씨는 “일정 부분만 따서 언론에 나온 건데 전후 사정이 어떻게 나왔는지 이해가 안 가고, 일정 부분만 따서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내가 대통령과 상의해서 (국정을) 이끌어 간 것처럼 말하지만 단순 의견만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추위원단 측은 “하지만 (대화 과정에서) ‘너무 노골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을 보면 이미 증인은 피청구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정부의 문화·체육 관련 사업이라든가 딸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의 이권과 특혜 개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최씨는 “저는 어떤 이권이나 이득을 개인적으로 취득한 적이 없고 그런 걸 절대 생각해서 한 적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최씨는 정부 정책예산에 개입했는지 묻자 “그게 증거가 있나”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최씨는 “제가 어떤 이권에 개입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보시라. 대통령도 제가 모신 분으로서 그렇게 하실 분이 아니다”며 “저는 한번도 돈을 받은 적이 없다. 제 통장이나 개인 이득을 취한 적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