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조류인플루엔자(AI) 소독 시연을 비판했다. 축산 농가의 시름을 이용해 ‘정치쇼’를 하지 말라는 일갈이다.
황씨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반 전 총장의 AI 소독 시연을 전한 언론 보도를 옮기면서 “정치인이 ‘쇼’를 한다고 저기를 가서 저러고 있다. 따라간 기자들은 또 무엇인가. 그들에게는 방역 신발도 없다. (방역) 옷도 입지 않았다. 제발 이러지들 말자. 제발!!!”이라고 적었다.
그는 “조류독감 발생 위험 지역은 돌아다니지 말아야 한다. 필요 인력이 아니면 축사 가까이도 가지 말고 철새도래지에도 가지 말아야 한다”며 “이 내용은 여기저기 현수막으로 걸려 있고, 언론을 통해서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축산이나 방역의 비전문가로서 실질적인 도움보다 민생행보를 대중에게 보여줄 목적으로 고병원성 AI 감염 지역에 방문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자 경고다.
황씨는 농민신문 출신 언론인이자 향토지적재산본부 연구위원실 연구위원이고, 케이블채널 tvN 인기 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 출연하는 푸드칼럼니스트다.
AI의 확장과 이로 인한 축산 농가의 고충은 황씨에게 가장 고민스러운 현안 중 하나다. 지난 14일 충북 음성 AI 거점 소독소에서 시연 정도로 끝난 반 전 총장의 소독하는 모습은 황씨에게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황씨의 페이스북 글은 대선후보 지지 성향과 무관하게 대중의 큰 공감을 얻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주식갤러리(주갤)까지 많은 네티즌들이 황씨의 주장에 호응했다.
황씨의 글은 16일 주갤에서 개념글(많은 추천을 받은 글)로 올라섰다. 주갤 네티즌들은 “반 전 총장이 가는 곳마다 우려스럽다” “메르스 확산 사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살려야 한다’ 문구와 다를 게 없다” “미필 정치인들의 거총한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