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0억원대 불법 해외 도박사이트 운영조직 일망타진.

입력 2017-01-16 15:11 수정 2017-01-16 15:13
해외 서버를 두고 3800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이 1년여 만에 일망타진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6일 스포츠경기에 판돈을 거는 방법으로 수천억원대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개설·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총괄 책임자 이모(41)씨와 국내 총책 원모(39)씨 등 15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김모(42)씨 등 18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이씨 등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중국에 서버를 구축한 뒤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으로 사무실을 옮겨 다니며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야구와 축구·농구 등 국내외 프로스포츠 경기 결과와 로또복권 보너스 번호를 맞추는 파워볼, 사다리게임, 달팽이 경주 등에 거액의 판돈을 걸 수 있도록 사이트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2∼3개월마다 국내외 사무실을 옮기고 사이트 도메인을 80차례 넘게 바꿔가며 경찰 추적을 지능적으로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인당 한 게임에 최대 100만원을 걸 수 있지만 다른 아이디를 사용하면 무제한 베팅이 가능해 그동안 이들의 도박사이트를 거쳐간 판돈 규모가 380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다리게임 분석기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도박회원을 은밀하게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베트남 치안 당국은 2015년 12월 17일 양국간 공조수사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이후 첫 사례로 이번 사건을 해결했다.

경찰은 2015년 12월 이들이 베트남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을 통해 베트남 현지 공안당국에 국제공조 수사를 요청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적발한 지 1년여 만에 도주 중이던 총괄 책임자 이씨까지 총 33명을 검거해 운영조직을 와해시켰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