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재정 전횡으로 갈라지는 교회…“성도들 어떡해요”

입력 2017-01-15 16:11 수정 2017-01-15 16:11
사진=pixabay

“우리 교회가 갈라지고 있어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성도 A씨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슬픔, 절박함이 한꺼번에 묻어났습니다. 지난 9일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26면에 ‘재정 전횡이 교회분쟁의 주범’이라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본 뒤 걸어온 제보전화였습니다.

경기도 북부 지역의 B교회가 재정문제로 발칵 뒤집어졌다는 얘기였습니다. 기독교 선교 방송에서 소개가 된 적도 있는 교회인데, 담임 목사와 사모, 성도들이 서로 돈 문제로 얽혀 반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공금인 교회 재정을 적법하게 쓰지 않은데다 회계처리 역시 불투명한 사실이 드러난 것 같았습니다. 본인 신분이 노출되는 게 아닌지 몹시 조심스러워하는 A씨의 얘기 속에서 교회를 아끼는 마음도 엿보였습니다.


앞서 이메일로 들어온 제보는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경남 지역의 C교회인데, 담임 목사가 신용카드를 여러 장 만들어 7년 동안 임의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합니다. 해당 목사는 재정 감사를 요청하는 장로들의 요청을 묵살하다가 결국 사임의 뜻을 밝혔는데 이를 번복하면서 교회는 목사파와 반대파로 갈라졌습니다. 제보자는 “저는 다른 교회에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순수한 성도님들을 위해 이 사건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하더군요.

잠시 A·C 교회의 몇 년 뒤 모습을 상상해봤습니다. 분쟁 당사자 측이 원만하게 합의해서 교회가 다시 평온을 되찾는 건 동화 속에나 나오는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많은 분쟁 교회들의 전례에 비춰볼 때 이 교회들도 당회를 거쳐 상위기관인 지역 노회, 교단 총회 재판국까지 사건을 끌고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교단 구성원의 신뢰가 뚝 떨어져버린 총회 재판국 위상을 고려하면 사회법 소송으로 이어질지도 모릅니다.

수년에 걸친 소송은 교회와 성도들을 갈라놓습니다. 분쟁 과정에 소요되는 막대한 경제·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성도들 몫입니다. 앞으로 이 교회 구성원들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 할까요. 많은 교회들의 분쟁사태 발단은 재정 문제입니다. 독단적 목회 스타일을 탈피하고 공동의회나 제직회 같은 투명한 논의구조를 갖추는 게 교회분쟁을 예방하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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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온라인 편집=최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