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구속기소)씨 등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다음주 4일 연속으로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오는 17~20일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재판을 열고 사건을 집중 심리한다.
법원 관계자는 “제출된 증거서류와 신문해야 할 증인 수가 많고 국민적 관심사 및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4일 연일 개정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국정농단 사건의 신속한 재판을 위해 해당 재판부가 맡고 있던 기존 사건을 재배당하고 새로운 사건의 배당을 중지했다.
최씨와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 재판은 18일부터 20일까지 연달아 진행된다.
18일에는 정 전 비서관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증거조사를 실시한다. 재판부는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연루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증거조사를 실시하면서 정 전 비서관 변론을 분리했다.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전달한 청와대 문건과 태블릿PC 포렌식 결과 등 핵심 증거가 법정에서 공개될지 주목된다.
19일부터는 본격적인 증인 신문에 돌입하며 검찰과 변호인 측의 날선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첫 증인신문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이승철 부회장과 이용우 사회본부장이다. 이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전경련 소속 대기업이 출연금을 내게 된 배경과 최씨와 안 전 수석의 강요가 있었는지를 진술할 예정이다.
최씨 측은 “박 대통령이 출연기업에게 직접 출연하라고 말한 적이 없고 안 전 수석과 이 부회장 사이에 협의가 있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20일에는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와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증인으로 나선다. 이들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및 운영에 최씨와 안 전 수석 등이 개입했는지를 진술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사무총장은 최씨와 안 전 수석의 연결고리로 지목되며 법정에서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에 대한 추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에는 최씨와 조카 장시호(38)씨,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한 첫 공판기일이 열린다. 장씨와 김 전 차관은 이날 법정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후 검찰의 증거조사가 진행된다.
헌법재판소도 16일과 17일, 19일 3일간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열고 증인신문을 이어간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이 16일 증인으로 예정됐다. 최씨는 전날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17일에는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승철 부회장, 더블루K 고영태 전 이사와 류상영 전 과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고 전 이사와 류 전 과장은 소재 파악이 안 됐으며 이 부회장은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기일 변경을 요청했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도 19일 증인신문이 예정됐지만 여전히 소재불명이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 5일 “18일 법원 공판이 잡혀있다”며 헌재에 불출석해 이날 증인신문을 하기로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