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응용한 듯 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들이 네티즌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에서 박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의 유사한 발언을 비교한 게시물이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게시물에서 비교 대상으로 오른 발언은 두 가지다.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앞세운 슬로건, 그리고 자신을 향한 비판을 국가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한 발언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치교체’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할 때”라며 “패권과 기득권은 더 이상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 대통령 역시 “정권교체를 넘는 정치교체”를 내세웠다. 박 대통령은 2012년 12월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합동유세에서 “단일화니 공동정부니 하면서 정치공학에만 의존하고 가치와 철학이 아닌 표만 생각하는 것, 과연 어느 것이 새 정치이고, 구 정치인가”라며 “정권교체 수준을 넘는 정치교체와 시대교체로 새로운 시대,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대한민국의 대표자로 여긴 점도 유사하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나와 관련한 의혹은 전부 다 근거 없다”며 “내가 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 국내 문제로 (나를) 헐뜯고 비방하는 건 한국 전체에 침을 뱉는 거나 마찬가지”라 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9월 16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며 “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 싶었다” “반 전 총장은 대통령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짐이 곧 국가’ 마인드다” “박근혜정부 시즌 2가 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