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부회장 금명 영장청구… 밤샘 조사 후 일단 귀가

입력 2017-01-13 08:39 수정 2017-01-13 08:5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 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서영희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전날 소환됐던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시간에 걸친 밤샘조사를 받고 13일 아침 귀가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50분쯤 서울구 대치동 특검팀 사무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기다리고 취재진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이 부회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대기 중이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현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일가에 대한 삼성의 지원이 2015년 7월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결정에 대한 대가인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삼성은 2015년 8월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을 송금했고,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했는데 이 부분이 뇌물일 가능성을 밝혀내기 위한 것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삼성이 204억원의 출연금을 낸 것도 수사 대상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은 박 대통령의 강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공갈·강요의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금명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포함한 사법처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부회장과 함께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을 주도했던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도 전날 오후 2시쯤 소환됐다가 밤샘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귀가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을 포함해 최근 소환한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 등 그룹 수뇌부의 사법처리 여부를 일괄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