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감독 선정 차은택 라인 입김? …"황당하다"

입력 2017-01-12 19:27 수정 2017-01-13 13:04
지난해 6월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선정 심사에서 이대형씨가 최종 낙점되는데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코디 최 작가. 이씨는 코디 최, 이완 작가와 함께 한국관을 꾸미는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국민일보 DB

“심사는 독립적이고 공정했다.” “아무리 엮으려 해도 아닌 것은 아닌 거다.”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예술 감독 선정 과정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전횡을 일삼았던 CF감독 차은택 라인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심사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공정성을 주장했다.

지난해 6월 치러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선정을 위한 프리젠테이션 심사(2차) 결과, 이대형(42·현대자동차 아트디렉터)씨가 다른 5명의 후보를 제치고 최종 선정됐다. 그는 함께 할 작가로 코디 최(56)ㆍ이완(38) 작가를 내세웠는데, 코디 최가 차씨의 광고계 대부로 알려진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측근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라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게 외압설의 골자다. 특히 1차 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당연직 위원(우상일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 문화예술위원회 이용훈 사무처장)이 2차 심사에는 참여해 정부의 개입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관련 회의록도 나왔다. 외부 심사위원은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했던 예술감독과 참여작가, 미술관 관계자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선정 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기획자 A씨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차 서류 심사를 거쳐 2차 프리젠테이션 심사에 오른 6명의 후보가 대동소이했다면”서 “하지만 프리젠테이션 후 토론 결과 이대형 감독이 정한 코디 최와 이완 작가의 배합이 좋아 만장일치로 그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록에 나오는) 이대형 감독의 프리젠테이션에 비판적 의견을 개진한 인사는 바로 문체부 예술정책관이다. 어떻게 외압이 성립될 수 있냐”고 말했다. 그는 “심사에 참여하는 정부 측 인사는 추천권이나 투표권이 없다. 선정 과정은 독립적이고 공정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선정 위원인 미술관 관계자 B씨는 “심사에서는 기획자(감독)도 중요하지만 함께 참여하는 작가의 영향력도 똑같이 중요하게 고려됐다”면서 “기획자가 어떤 내러티브를 가지고 작가를 보여주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디 최 작가의 경우 국내에선 활동이 뜸했다고 하지만 뉴욕 무대에서는 무라카미 다카시와도 전시를 하는 등 중요한 작가”라며 “국내 작가들이 서구 코드에 익숙해 있는 것과 달리, 서구 미술을 비판적으로 보는 작품을 많이 했다는 점이 평가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의에 참석한 정부 인사들은 어떻게 공정하게 선임되는지 참관한다는 느낌이었다. 정부 압력은 120% 못 느꼈다. 아무리 엮으려 해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며 외압설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화예술위원회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 1차회의에 불참한 당연직 위원이 2차회의에 참석한뒤 상황이 돌변했다는 의혹에 대해 “문체부 예술정책관과 예술위 사무처장의 당연직 참여는 베니스비엔날레 2009년 한국관 운영규정 개정 이후 지속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