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겨울, 부쩍 더 차가워진 손발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른바 ‘수족냉증’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온도에서도 지나칠 정도로 손발이 시리고 차가워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상태를 말한다.
손, 발뿐 아니라 때로 무릎, 하복부, 허리 등 다른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느끼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손발 저림이나 손발 마비까지 초래한다. 의학적으로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혈액순환 문제나 호르몬 변화, 만성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소가 발병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수족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손과 발,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꽉 조이는 의류를 피하고 장갑, 귀마개, 목도리 등을 가능한 착용하며, 세수나 설거지를 할 때는 찬물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전신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유산소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도 수족냉증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수족냉증에 좋은 음식으로는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어류나 홍삼, 생강, 마늘, 흑마늘 등이 있다.
특히 마늘은 ‘따뜻한 성질’을 지닌 대표적인 음식으로 마늘에 들어있는 스코르디닌 성분이 내장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체온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생으로 먹어도 좋고 익혀도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아 구운 마늘이나 흑마늘로 먹는 것도 좋다.
통마늘을 수십일간 숙성시킨 흑마늘은 숙성 과정에서 생마늘에 없는 항산화물질인 S-아릴시스테인이 생성돼 마늘 효능이 더 업그레이드된 식품이다. 또한 마늘처럼 맵거나 아린 맛이 아닌 새콤달콤한 맛이 나 먹기도 좋다. 이러한 흑마늘을 보다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시중에는 흑마늘환, 발효흑마늘, 흑마늘즙 등 다양한 흑마늘 제품이 출시되어 있다.
그중 흑마늘즙은 복용하기가 수월해 구매율이 높은 제품인데, 흑마늘즙을 선택할 때는 제조방식에 따라 성분 함량과 효능이 달라질 수 있어 이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흑마늘즙은 일반적으로 흑마늘을 물에 달여 진액을 추출하는 물 추출 방식으로 제조되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물에 녹아 나오지 않는 불용성 영양성분을 섭취하기가 어렵다.
이를 보완한 방식은 통흑마늘을 껍질까지 진액에 갈아 넣는 ‘전체식’ 방식이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신성희 교수팀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마늘의 껍질은 알맹이보다 식이섬유와 항산화물질을 4배 이상 더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전체식 즙으로 마시면 생으로 먹을 수 없는 껍질의 영양과 불용성 영양성분까지 흡수가 가능해 흑마늘 진액의 효능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또한 흑마늘즙에는 맛과 향, 점도를 내는 액상과당, 카라멜시럽 등 합성첨가물이 포함되곤 한다. 자주 사용되는 합성첨가물 가운데 과당성분은 온라인 건강잡지 <영양과 당뇨(Nutrition & Diabetes, 2016)>를 통해 관절염 발병률을 3배 더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제품 선택 시 첨가물 유무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수족냉증은 손발이 차가울 뿐 심각한 불편을 일으키지 않아 방치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수족냉증을 그대로 내버려두면 혈액순환 문제로 동상이나 뇌졸중, 치매, 암 등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 유독 더 심해지는 수족냉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교정과 함께 수족냉증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며 항상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