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은 모두 똑같다? 홍삼의 효능 배가시킨 ‘흑홍삼’ 주목

입력 2017-01-10 16:20

홍삼은 기혈을 보하는 데 탁월한 약재로, 보약 중의 보약이라 불릴 정도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동의보감에서는 홍삼을 두고 ‘주로 오장(五臟)의 기가 부족한 데 쓰이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기억력을 좋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치료약으로 쓰인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홍삼은 인삼을 껍질째 증기로 쪄서 말리는 방식으로 제조되는데, 이는 인삼의 부작용을 없애고 약효를 배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분 함량이 높은 인삼이 부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인삼을 여러 번 찌고 말리면 수분이 날아가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인삼을 가공한 홍삼의 약효도 기본적으로 인삼과 비슷하다.

이 가운데 최근 인삼의 효능을 배로 끌어올린 ‘흑홍삼’이 새로운 개념의 홍삼으로 떠오르고 있다. 흑홍삼은 일반 홍삼 제조 방법에서 찌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 만들어지는 고급 홍삼으로, 홍삼의 약리성분인 사포닌 함량을 높였을 뿐 아니라 특정 진세노사이드(Rg3)의 구조 변화를 유도해 Rg3 함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즉, 흑홍삼은 일반 홍삼에 비해 기간, 정성, 비용 등이 많이 들어가는 제조 방식으로 만들어져, 인삼의 효능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약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흑홍삼의 효능은 2012년 호서대학교 일반대학원 신왕수 박사의 <흑삼의 지표성분과 생리활성 연구>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논문에 의하면, 인삼을 증숙하는 공정에 따라 열과 수분에 의해 진세노사이드의 구조가 변화돼, 인삼에서 추출되지 않는 특이 진세노사이드(Rg3)가 추출된다. Rg3는 인삼에 존재하지 않지만 증숙 과정을 통해 생성되며, 9차 증숙한 흑홍삼의 경우 1차 증숙한 흑홍삼보다 Rg3 함량이 약 45배 정도 증가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실제 신 박사팀의 연구 결과, 100도에서 6시간 증숙한 흑홍삼은 Rg3의 함량이 0.027㎎/g 검출됐고, 18시간 증숙한 것은 0.436㎎/g으로 시간에 비례해 Rg3의 함량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박사팀은 “인삼을 가열하고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가수분해가 일어나, 진세노사이드의 구조적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삼은 식약처로부터 면역력 강화, 피로회복, 혈행 개선, 항산화, 기억력 향상의 5가지 기능을 인정받은 한국인의 대표 건강기능식품이다. 이러한 홍삼의 효능을 제대로 보고자 한다면 지속적인 증숙 과정을 거쳐 특이사포닌 함량을 높인 ‘흑홍삼’에 주목해보는 것이 어떨까.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