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물어볼 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자꾸 부인하니까 준비한 질문을 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10일 전날 청문회에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7분간 계속 똑같은 질문을 17~18차례 한 까닭에 대해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블랙리스트와 관련, 확인할 내용이 많았다”며 “인정하면 작성에 관여했는지 폐기에 관여했는지 은폐에 관여했는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모른다 하니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 질문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 생각하고 계속 같은 질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9일 열린 국회 국조특위 7차 청문회에서 이 의원은 조 장관이 “위증으로 특검에 고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모르쇠로 일관하자 “조윤선 장관, 문건으로 된 블랙리스트가 있습니까 없습니까”라는 질문을 거듭했다.
계속 조 장관이 “답변하기 어렵다”는 대답을 반복하자 이 의원은 목소리 톤을 점점 높이며 “조윤선 장관 문건으로 된 블랙리스트가 있습니까 없습니까”라고 재차 물었고 그래도 답하지 않자 고함을 치듯이 언성을 높였다.
이 의원은 이후 7분간 “한가지만 묻겠다”며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를 취조하듯 집요하게 캐물었고 그러자 당황한 조 장관의 답변이 조금씩 달라졌다.
조 장관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문서가 있다는 진술이 있는 건 알고 있다”고 했다가 “예술인을 배제하는 명단이 있었다는 것이 여러 가지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조 장관은 “예술인들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동안 부인해오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었다. 이 의원의 집요한 질문이 블랙리스트를 수면 위로 끄집어올린 순간이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