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36·
사진)가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임명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NBC뉴스가 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NBC뉴스는 트럼프 정권인수위의 고위관계자가 쿠슈너의 백악관 선임고문 임명 계획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문으로는 이미 스티브 배넌과 켈리엔 콘웨이가 임명됐다. 배넌의 공식 직책은 ‘수석 전략가 겸 선임고문’(chief strategist and Senior Counselor)이다. 쿠슈너가 고문단에 합류해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쿠슈너가 트럼프의 가족이란 점에서 ‘문고리 권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맏딸 이반카의 남편인 쿠슈너는 트럼프의 대선 출마 결정부터 선거유세 전략, 대선 승리 이후 내각 인선 등에 이르기까지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트럼프도 사위에게 각별한 애정과 신뢰를 공개적으로 보냈으며 여러차례 요직을 맡기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트럼프가 가족이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있도록 보안허가를 해달라고 요청한 이유가 바로 사위 쿠슈너 때문이란 보도도 있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쿠슈너와 이반카 부부가 백악관과 가까운 곳에 새 집을 얻었다고 보도하면서 쿠슈너의 백악관 입성을 기정사실화 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법이 대통령 친인척의 공직 기용을 법으로 금지하는데다 쿠슈너 자신이 부동산 개발사 및 언론사 등 많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 개인 이익과 공직자로서의 공무 사이에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쿠슈너 측 변호사는 9일 NBC에 보낸 성명에서 “쿠슈너는 연방 윤리법을 지키고 있으며, 우리는 쿠슈너가 취하게 될 행보와 관련해 정부윤리청과 상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 내용으로 볼 때 쿠슈너는 이미 공직을 위한 준비를 착착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충돌 논란과 관련해 가족기업 지분정리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NBC뉴스 역시 쿠슈너가 회사의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자산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지난 7일 쿠슈너가 중국 안방보험그룹의 우샤오후이 회장을 지난해 말 뉴욕에서 은밀히 만났다면서, 그가 사업행보를 계속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회장은 덩샤오핑의 손녀이자 공산당 간부인 덩줘루이의 남편이다. 우샤오후이는 2014년 미국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20억 달러(2조2400억원)에 사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뉴욕 맨해튼에 부동산 재개발 합작회사에도 거의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작사는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쿠슈너가 운영하고 있는 쿠슈너컴퍼니가 보유한 빌딩인 ‘666 Fifth Avenue’의 재개발을 담당한다. 쿠슈너컴퍼니는 지난 10년간 70억 달러(약8조3755억원 ) 규모의 부동산을 인수했다.
쿠슈너는 1981년 생으로, 2003년 하버드대를 졸업한 후 3년 뒤 아버지로부터 부동산개발회사를 물려받았다. 현재 이 회사의 자산규모는 약 16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반카와는 2009년 결혼해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부동산회사 말고도 뉴욕 옵저버란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다. 이 신문사는 최근 프린트판을 포기하고 온라인 매체로 전환했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동안인 쿠슈너는 트럼프 유세 초기에는 아내인 이반카와 달리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지난해 5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장인의 만남을 성사시키면서부터 막후 실세로 급부상했다.
특히 지난해 말 크리스 크리스티 정권인수위 위원장이 물러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보도가 쏟아지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언론은 쿠슈너가 2004년 아버지 찰스 쿠슈너를 탈세와 불법 선거자금 제공,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해 2년 실형을 살게 만든 크리스티에 복수했다고 분석했다. 물론 쿠슈너 측은 부인했다.
크리스티 퇴출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을 당시 CNN은 트럼프 당선인 주변에서는 “쿠슈너 앞을 가로질러 가지 말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