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2017-2018시즌, 적자 줄이고 실익 꾀한 프로그램

입력 2017-01-10 06:30 수정 2017-01-10 06:30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에서 2017-2018시즌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하반기 ‘파산 위기설’로 곤욕을 치렀다. 재정난 때문에 이승엽 사장이 월급의 50%를 반납하고 직원들의 업무추진비와 수당이 삭감되거나 없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사장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은 맞지만 파산 위기는 아니다”고 진화하면서 논란은 사그러들었다.

 하지만 9일 세종문화회관이 주최한 2017-2018시즌(2017년 3월~2018년 2월) 기자간담회에서 재정 문제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됐다. 이 사장은 “작년에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지만 외부로 알려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였을 뿐이다”면서 “작년에 예술사업과 사회공헌 사업을 줄인 것은 없다. 세종문화회관의 재정난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엔 연차수당 등을 비롯해 저희가 쓰지 않아도 될 예산을 줄이고 직원들이 일부 희생을 감수하는 등 강력한 재정 안정화 대책을 실시해 연말까지 세웠던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번 시즌엔 지난 시즌(2016년 3월~2017년 2월)보다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좀더 공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2일 판매될 예정인 세종시즌 패키지 티켓은 3개 카테고리 13종으로 구성됐다. 이 사장은 “지난 시즌 패키지 티켓은 700세트 정도 판매됐고, 올해는 2000세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솔직히 패키지 티켓 판매가 세종문화회관이 팔아야 할 전체 객석 가운데 유의미한 수치의 비율을 차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첫 해였던 지난해 패키지 티켓 구입 관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은 만큼 올해는 구입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종 시즌은 9개 산하기관의 정기공연과 기획대관공연 및 전시를 합쳐 총 57건 430회다. 지난 시즌 총 48건 463회와 비교할 때 공연 건수는 증가한 반면 전체 횟수는 다소 줄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투입된 예산에 비해 수입이 적은 오페라 공연이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지난 시즌 대극장 오페라 ‘사랑의 묘약’ ‘맥베드’, 중극장 오페라 ‘도요새의 강’ 그리고 매달(12회) 오페라 마티네를 무대에 올렸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대극장 오페라는 ‘사랑의 묘약’(3월 22~25일) 재공연, 중극장 오페라는 ‘코지 판 투테’(11월 21~25일) 그리고 오페라 마티네는 5회를 올린다.

 서울시 뮤지컬단의 경우 기획공연으로 중극장 뮤지컬과 대극장 뮤지컬을 각각 1편씩을 올리는 것은 예년과 같다. 하지만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광화문연가’(12월 15일~2018년 1월 14일)은 CJ E&M과 공동제작을 하면서 재정적 부담이 줄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지난해엔 시즌제에 대한 프레임을 만들었다면 올해엔 마케팅을 많이 고려했다”면서 “산하 예술단과 재정적인 부분에 대해 재정비를 했다. 작품마다 지출과 수입을 점검하면서 프로그램을 짰다”고 전했다. 마침 올여름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무용단 단장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각각의 예술단이 공격적인 프로그램을 짜지 않았던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의 재정적 어려움은 경상비(인건비)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9개 산하 예술단과 관련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면서 “작년 하반기에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대책을 실시했다면 이제는 중기적인 대책에 들어가게 됐다고 본다. 그 안에는 예술단의 활성화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