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눈 건강 지키려면, 겨울에도 바깥활동 시켜야

입력 2017-01-09 10:48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들의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햇빛 노출 시간이 눈 건강 관리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겨울방학 때는 여름방학 때와 달리 추운 날씨로 인해 아이들의 야외활동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야외 활동이 줄어들 경우,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도 함께 줄어들어 안구성장 속도가 빨라지며, 근시 발생 및 진행속도가 빨라진다.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김응수(
사진) 교수는 9일,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근시가 더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여름철에는 아이들이 실외 활동을 하느라 겨울철보다 상대적으로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적기 때문”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연구팀은 6~12세 어린이 358명을 대상으로 3년에 걸쳐 진행하며 반년마다 근시 진행률을 측정했다. 계절적 영향은 겨울(10~3월)과 여름(4~9월)으로 두 시즌으로 나눠 조사했다. 

연구 결과 아이들의 근시 진행률은 여름보다 겨울에 더 증가했으며, 이러한 계절적 영향은 나이, 성별, 인종, 렌즈 타입 등 대부분의 조건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는 어린 아이들의 근시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외부 빛에 노출되는 정도의 차이, 즉 야외 활동량의 차이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야외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의 경우 근시 진행이 느려진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 몇 십 년간 근시 발생률 및 고도근시 환자가 크게 증가했으며,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환경적 요인에 근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과 컴퓨터 사용으로 장시간 가까이에 있는 사물을 본다거나 학업에 몰두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런 요인들이 아이들의 근시 발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적절한 시간의 야외활동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미국에서 15~19세 학생들은 8월 말 또는 9월 초부터 5~6월까지 등교하며, 이후 긴 여름 방학을 갖는다. 방학 기간에는 통상적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고 책 읽기 등 가까이에 있는 사물을 보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보스턴 메사추세츠에 거주하는 근시안 학생들을 관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간 학습 시간은 학기 중 10시간에서 여름 방학 기간 동안 1시간 내외로 줄어든 반면 야외 활동 시간은 8시간에서 19시간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여름 방학 기간 동안의 근시 진행률은 더 낮게 나타났다.

이처럼 겨울철 아이들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을 권장하고, 책을 가까이에 두고 보는 실내 위주의 활동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또한, 9세 이하의 아이들, 특히 부모님이 모두 근시일 경우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응수 교수는 “겨울방학을 맞아 실내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아이들의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겨울철에도 일정 시간 이상의 야외활동을 하도록 하고, 핸드폰과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지나치게 장시간 사용하지 않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