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일가에 특혜 지원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이 9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장 사장은 이날 오전 9시36분쯤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최씨 지원 관련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지시를 받았느냐” “뇌물 공여 의혹 제기됐는데 여전히 피해자라고 생각하느냐” “관련 의혹에 책임감 느끼는 것 있느냐”는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최 부회장은 9시51분쯤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삼성 뇌물 의혹 제기됐는데 한 말씀 해 달라”는 질문 등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 하지만 특검팀은 조사 상황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검팀은 조사에서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해 삼성이 적극 지원했던 이유를 캐물을 방침이다. 특검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해주는 대가로 삼성이 정씨를 지원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이 미리 알고 지시한 것은 아닌지도 확인 대상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 2015년 7월 17일 합병했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피의자 입건된 상태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에 찬성 결정을 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구속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7월 25일 이재용 부회장과 독대했고, 승마 지원이 지연되는 문제를 직접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후 최씨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었고, 2015년 10월까지 약 35억원을 송금했다. 최씨 딸 정유라(21)씨가 탈 말 등을 구입하는 데 추가로 약 43억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삼성물산 합병과 최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박 대통령이 얼마나 개입했는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