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콕' 찍은 '나쁜 사람' 격이 낮은 자리로 인사조치

입력 2017-01-09 10:01 수정 2017-01-09 10:54
사진=SBS 뉴스 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공직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인사 조치에 불이익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8일, SBS는 문화체육부 고위관계자는 특검 조사에서 당시 명예퇴직 하는 노태강 국장에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자리를 마련해주려 했는데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부 장관이 “그 자리는 안 된다.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자리는 너무 좋은 자리니 격이 낮은 다른 자리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청와대는 2013년 4월,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상주 승마대회에서 우승을 놓치자 문체부에 승마협회에 대한 감사를 지시했다.

당시 노 국장은 청와대 의중과 달리 정씨에게 불리한 감사 보고서를 올렸다. 박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직후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을 불렀다. 그리고 노 국장을 콕 찍어 ‘나쁜사람'으로 지목하며 인사 조치를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노 전 국장은 체육정책을 총괄하는 국장에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됐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박 대통령은 다시 노 전 국장을 거론하며 “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라고 문제 삼았다.

이후 노 전 국장은 이후 “공직을 떠났으면 좋겠다”는 주변의 직간접적인 압박을 받은 후 지난 7월 공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포츠 안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인 노 전 국장은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승마협회 비리를 조사하고 좌천됐을 당시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공무원으로서 대통령한테서 ‘나쁜사람’이라고 지적받고 인사조치 된 것에 대해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당시 여러 소문과 주의하란 말이 있었지만 어쨌든 사실 자체를 정확히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고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을 재소환해 노 국장에게 이렇게 인사 불이익을 준 배경에 청와대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