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항 총기난사범은 ‘26세’ 퇴역군인… 최근 정신과 치료

입력 2017-01-07 14:23
6일(현지시간) 미국 프롤리다 주 포트 로더데일 공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놀란 승객들이 공항 건물 밖에서 엎드려 대피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공항 승객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 AP뉴시스

미국 플로리다주의 포트 로더데일 공항에서 총기를 난사한 범인은 정신질환 경력이 있는 26세 미 퇴역군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 수사당국에 따르면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 에스테반 산티아고는 주 방위군 소속으로 2010년 이라크에서 1년 간 복무했다가 작년에 퇴역했으며, 이후 불안 증세를 보이다가 최근에는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티아고는 뉴저지주 태생으로 2살 때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로 이주했다가, 최근에는 알래스카 주(州) 앵커리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1월에 연방수사국(FBI) 사무소로 찾아가 "미국 정부가 두뇌를 지배하고 있다"라던가 미 정부가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동영상을 강제로 보게했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포트 로더데일 공항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것은 6일 오후 1시께로, 산티아고는 공항 2번 터미널의 수하물을 찾는 곳에서 탑승시에 맡긴 짐에서 총을 꺼낸 후 화장실에서 장전해 공항 승객들에게 난사했다.

산티아고는 지난 5일 밤 알래스카 주 앵커리지에서 여객기를 타고 미니애폴리스를 거쳐 이 공항에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그는 단독으로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며,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지만, 현 단계에서는 테러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총기 난사 장면 목격자에 따르면 범인은 말 없이 권총 발포를 반복했으며, 지근 거리에서 피해자의 머리에 총을 쏘기도 했다.

범인은 여러번 탄창을 갈아 끼우며 총을 발포한 후 탄알을 다 소진했는지 바닥에 대자로 누운 상태로 경찰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이에 출동한 경찰은 총격전 없이 산티아고를 체포했으며, 그는 현재 FBI의 수사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승객이 총을 기내에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신고하면 탄약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선 항공편으로 운송할 수 있다.

포트 로더데일은 플로리다 남단에 가까운 마이애미에서 북쪽으로 약 40㎞ 떨어진 곳으로, 포트로더데일 공항에는 하루 평균 650편의 여객기가 이착륙하는 플로리다 주요 공항 중 하나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으로 포트 로더데일 공항에서는 현재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중단된 상태다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