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정보국(DNI)이 지난 미국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방해하고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미 대선에 간섭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고 분석한 보고서가 공개됐다.
DNI가 6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 중 기밀해제 부분이 공개되면서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 이 보고서는 푸틴 대통령이 미 대선에 개입한 데 대해 “지금까지 있었던 가장 대담한 노력”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민주당 이메일 계정 해킹 등을 직접 지시하고, 다양한 공작 활동을 통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정부의 민주당 이메일 계정 해킹 외에도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한 목적 하에 소셜미디어에서 클린턴을 비방하는 댓글 등을 작성하게 하고, 선전활동을 펴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푸틴과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을 (힐러리보다) 확실히 더 선호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가장 원한 것은 클린턴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클린턴이 2011년 말에서 2012년 초 러시아 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선동했으며 클린턴이 푸틴을 강하게 비난한 것에 대해 푸틴이 원한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고서엔 러시아의 이런 대선개입이 실제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이 보고서에 받은 뒤 미 최고 정보당국자들과 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이메일 해킹 등 선거개입은 자신의 대통령 당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