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구미시의 버스터미널 화장실에 나붙은 안내 문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문구로 인해 박정희 기념사업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장의 사진이 공유됐다. 구미터미널 화장실 알림 문구를 찍은 것으로 “구미시청 지원금이 없어 휴지가 없음”이라는 문구와 함께 시청 교통행정과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글쓴이는 "박정희 기념 사업할 돈은 수십억씩 쓰면서 구미에 하나뿐인 종합터미널에 휴지 살 돈은 없나 보다"며 구미시를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처음에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 네티즌이 직접 구미터미널에 찾아가 문구를 확인한 뒤 인증 사진을 올리자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예산이 모두 박정희 기념 사업 쓰인 것 아니냐”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화장실 휴지 논란이 거세지자 구미시는 “구미버스터미널의 공공성을 고려해 운영비 일부를 보조금 형식으로 지원하다가 올해부터 시의 예산 항목 중 하나로 편성했다”며 “오히려 작년보다 예산을 늘렸는데 지원 방식이 바뀌면서 혼란이 벌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미시는 박정희 기념사업과 새마을 운동 관련 사업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박 전 대통령 탄생 100년을 맞아 사업 규모와 예산을 더 늘렸다.
올해 완공 예정인 '새마을테마파크'에 구미시가 들인 돈은 국비를 합쳐 866억원이다. 박정희 생가 관리 및 추모예산 15억원,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에 40억원,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에 200억원 등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