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의 ‘박근혜 특검’ 생생기록] 30. 삼성 수뇌부 향한 칼날… SK 롯데도 수사

입력 2017-01-06 17:34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이 6일 오후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소환됐다. 뉴시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그룹 수뇌부를 겨냥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을 소환한 게 신호탄입니다. 임 사장은 지난달 29일 조사한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의 윗선입니다. 조만간 그룹 핵심부인 미래전략실의 장충기 차장(사장), 최지성 실장(부회장) 등을 부르고 최종적으로는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을 소환조사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삼성 외에 SK와 롯데 등 다른 대기업의 뇌물죄 관련 의혹도 수사할 방침입니다. 공식 수사 17일째(1월 6일 금요일)의 이야기입니다.

특검팀의 이규철 대변인이 6일 오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그 옆의 화면에선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이 소환됐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뉴시스

# 묵묵부답 임대기… SK 롯데도 수사=임 사장은 오후 2시쯤 출석했습니다. 그를 부른 것은 삼성의 최순실씨 일가 특혜 지원 배경을 추궁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의 직접 지시가 있었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소환 문제와 관련해 특검팀은 구체적인 소환 계획은 아직 잡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특검팀은 전날에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조사했습니다.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 특혜 의혹과 관련해 삼성 후원을 받게 된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박 전 전무는 정씨의 전지훈련 계획을 삼성 측에 제안한 바 있습니다.

뇌물 의혹 수사는 삼성뿐 아니라 SK 롯데 등으로 확대됩니다. 이규철 대변인(특검보)은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뇌물죄에 대한 수사에서 삼성만을 특별히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특검법 2조에 명시된 수사대상을 보면 삼성 등 대기업이라고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습니다. 특검법 2조(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의 7항에는 ‘삼성 등 각 기업과 승마협회 등이 정유라를 위해 최순실 등이 설립하거나 관련 있는 법인에 금원을 송금하고, 정유라의 독일 및 국내에서의 승마훈련을 지원하고 기업의 현안을 해결하려 했다는 의혹사건’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이 대변인은 SK그룹의 뇌물 의혹 등에 대해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모철민 주프랑스 대사가 6일 오후 재소환됐다. 뉴시스

# 김기춘 조윤선 소환 초읽기=특검팀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해줬습니다. 이규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부 명단이지만 문건이 존재하는 것은 맞다”며 “최종판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만들어지고 관리됐는지, 실질적으로 조치가 행해졌는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검팀은 작고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유족의 협조를 얻어 그의 비망록 원본도 확보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모철민 주프랑스 대사가 오후 2시쯤 재소환됐습니다. 그는 지난달 29일 1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한 그는 취재진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조사실로 올라갔습니다. 블랙리스트 문건의 존재가 확인됨에 따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특검 출석도 임박했습니다.

특검팀의 구속수사 대상인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 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출석하는 모습. 뉴시스

# 이화여대 비리 남궁곤 구속영장=전날 소환한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에 대해서는 오늘 밤 늦게 업무방해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특검팀이 전날 상당한 혐의가 인정됐다고 밝힌 바 있어 남궁 전 처장이 구속수사 대상이라는 것은 예고됐습니다. 영장이 발부되면 류철균(구속)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에 이어 이화여대에서 ‘구속 2호’가 됩니다. 류 교수는 오늘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정유라씨 입학 및 학사관리 비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도 곧 소환될 것입니다.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이 최순실씨와 지난해에만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그럼에도 최 전 총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최씨를 두 차례 잠깐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최 전 총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해줄 것을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공식 요청했습니다. 김경숙 남궁곤 두 사람에 대해서도 위증 고발을 요청했죠.

6일 특검팀에 처음으로 공개 소환된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 뉴시스

# ‘문화계 황태자’ 첫 공개소환=‘문화계 황태자’인 차은택(구속)씨가 오늘 처음으로 공개 소환됐습니다. 차씨는 문화계 각종 이권을 챙긴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소환한 것은 새롭게 포착된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랍니다. 수사팀이 아닌 수사지원단에서 기초적인 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김종(구속) 전 문체부 2차관도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박정태 선임기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