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부터 온라인 바둑 대전 사이트에서 정상급 프로 기사들을 차례대로 격파해 총 60승 무패를 기록한 의문의 ‘복면기왕’은 알파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알파고의 제작회사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새로워진 알파고의 성능을 실험해보기 위해 ‘Magister(P)’, ‘Master(P)’라는 온라인 아이디를 사용해 타이젬 바둑과 한큐 바둑에서 대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네티즌과 바둑인들은 이 소식을 듣고 “역시 알파고 밖에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아이디에 (P)를 달 수 있는 것은 프로기사뿐인데, 한국 국적과 (P)를 단 것을 보면, 한국기원에서 명예 9단을 받은 알파고가 아닌가”라는 추측을 했고, 허사비스 대표는 “2017년 초 알파고가 다시 활동할 것” 이라고 트위터에 언급함으로서 이 추측은 사실이 됐다.
알파고의 승률은 놀랍다. 2016년 세계 바둑 랭킹 1위의 커제(柯洁) 9단과 3전 전승을 거두고, 한국 바둑 랭킹 1위 박정환 9단과 5전을 벌여 전승을 거뒀다. 내로라하는 전 세계의 프로 기사들도 마찬가지로 모조리 격파하면서 60전 0패의 무시무시한 기록을 세웠다. 당시 ‘Master(P)’를 이기는 기사에게 10만위안(약 1700만원)을 지급한다는 상금이 걸리기도 했지만, 알파고를 꺾을 수 있는 기사는 없었다.
알파고의 성능은 작년 이세돌 9단과의 대국 당시보다 더 뛰어나진 것으로 확인됐다. ‘알파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자 황(Aja Huang) 박사는 작년 8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60회 유럽 바둑 콩그레스’에서 “신 버전의 알파고가 이전 버전보다 한 단계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알파고는 프로기사를 두 점 접을 정도의 실력이 된 것으로 추정 한다”며 알파고가 성능개선이 됐다는 사실을 전한 바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알파고가 맞다고 확인함으로서, 작년 이세돌 9단과의 대국까지 합해 알파고는 총 64승을 거둔 셈이다. 유일하게 이세돌 9단만이 1승을 따낸 셈이다. 하지만 알파고의 성능은 이세돌 9단과의 대국보다 뛰어나진 것으로 확인돼 다음 인류의 1승은 알 수 없게 됐다.
김동운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