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I 추가 감염 없어…자가 소비용 닭·오리 전량 수매

입력 2017-01-04 14:00
서울대공원 직원이 공원 인근 청계저수지에서 AI 감염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야생조류의 분변을 채취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대공원을 포함해 서울지역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추가 감염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그러나 AI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서울에서 자가 소비용으로 기르고 있는 닭, 오리 등을 전량 수매하기로 했다.
시 또 계란 수급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 빵집 등 자영업자들에게 긴급 경영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지난 12월 17일부터 휴장 중인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열흘 이상 추가 ‘양성’ 발생 없이 관리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시는 이날 현재 동물원 내 모든 조류사의 분변과 점막시료를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시에 따르면 서울대공원은 황새 2마리가 12월 16일과 17일 연달아 폐사되면서 동물원을 17일부터 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병원성 AI 판정을 받은 것은 황새마을 내 황새 2마리,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 등 총 3마리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지난달 16일부터 기력저하 등 이상 증세를 보이다 24일 폐사 후 양성 판정됐다.

그외 황새마을 내 사육 조류인 원앙 인후두, 물, 분변 등의 시료에서 총 4건이 양상으로 나와 황새마을 내 모든 원앙에 대해 예방적 안락사를 시행했다.

서울대공원 상황을 검토한 결과, 전문가와 방역 관계기관 모두 “현재까지 황새마을외 추가 전파는 없고 관리 가능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시는 야생 조류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12월 16일부터 한강의 야생조류 탐조대와 탐방로 등 4개 생태공원을 폐쇄하고 매일 소독과 예찰 활동을 하고 있다.

또 한강과 한강의 지천 서식지에서 야생 조류의 분변을 수거해 AI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1135점을 수거해 검사했지만 고병원성 AI는 단 한 점도 검출되지 않았다.

시는 포천시 고양이가 AI에 걸린 야생 조류를 날것으로 먹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야생조류와 고양이 폐사체에 대해 AI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시는 야생조류나 고양이 폐사체를 발견하면 직접 만지거나 접촉하지 말고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나 서울시 AI 재난안전 대책본부(02-1588-4060)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는 또 AI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자가 소비용으로 기르고 있는 닭, 오리에 대해 시 예비비를 지원, 전량 수매할 예정이다. 서울에는 59가구가 대부분 자가소비용으로 910마리의 닭과 오리를 기르고 있다. 

수매된 닭과 오리는 사회복지시설이나 자치구 구내식당에서 식재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는 또  최근 계란 수급이 줄면서 가격 폭등으로 경영에 애로를 겪고 있는 동네 빵집 등 소규모 자영업자를 위해 긴급 경영자금을 지원한다. 동네빵집, 김밥집 등 소상인 대상으로 연 2% 이자로, 업체당 5000만원 이내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위해 올해 중소기업육성자금 지원계획에서 ‘긴급자영업자금’으로 600억원을 편성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국적으로 AI 발생이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며 “당분간 야생조류 서식지 방문을 자제하고 가급적 가금류와의 접촉을 피하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