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본질 회복에 초점을”… 2017년 한국교회 5대 트렌드 발표

입력 2017-01-03 17:21
문화선교연구원(문선연·원장 백광훈 목사)은 3일 ‘2017년 한국교회 5대 트렌드’를 발표했다(표 참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새해에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 회복에 주력하고 ‘인구절벽 현상’ ‘생존목회’ 등을 극복하기 위한 치밀한 목회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을 잘 계승하기 위해선 교회의 본질 회복에 힘써야 한다. 그럴 때 교회는 어두운 세상을 밝힐 수 있고, 위로와 격려를 주는 소망의 친구가 될 수 있다. 사진은 강원도 홍천군 동홍천교회의 야경 모습. 홍천=곽경근 선임기자

문선연은 종교개혁 500주년과 관련해 진행하는 각종 이벤트보다 종교개혁의 정신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 김지철 목사)이 진행한 조사결과에서 일반 성도와 목회자는 모두 한국교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복음의 본질 회복’(42.2%)을 꼽은 바 있다. 백광훈 원장은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와 함께 하시는가’를 물으며 창조적이고 본질적인 사역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문선연은 교회의 갈등관리 능력을 올해의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리더십 교체가 예정돼 있고 사회 속에서 교회의 소통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적 의사결정과 여성 및 청년 등 평신도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는 움직임도 지속되고 있다. 대선을 치르는 올해엔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의 정치 참여를 둘러싼 논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백 원장은 “한국교회는 권위주의 구조 타파와 함께 다양한 목소리를 교회의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선연은 한국교회가 인구절벽과 생존목회를 넘기 위해선 보다 세밀한 목회전략이 절실하다고 예측했다. 인구절벽은 15~64세 생산가능 인구가 절대적·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뜻한다. 이것은 교회의 고령화와 평신도 리더십의 약화, 저출산으로 인한 다음세대 양육의 차질, 교회 재정상태의 악화 등 국내외 선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백 원장은 “기존의 목회가 장년 중심의 교구 사역이었지만 세대별·상황별로 세분화된 목회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경제위기 속에서 점점 증가하는 미자립교회를 비롯해 목회자의 수급 불균형과 이중직 문제 등도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북미장로교나 남침례교, 미국복음주의루터교 등에서는 목회자 이중직 허용은 물론 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중직 목회 허용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교단에서 이를 금지하고 있다. 백 원장은 “목회자의 이중직 허용을 넘어 직업 교육과 일자리 창출, 최저생계비 보장, 노후대책 등과 관련해 교단과 교회들, 신학교가 협력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회의 성장보다 공동체의 정체성과 본질에 충실한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는 흐름도 계속될 전망이다. 작은 교회를 비롯해 건물 없는 교회, 카페교회 등 새로운 형태의 교회도 선교적 교회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백 원장은 “선교적 교회가 교회의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목회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교회들이 지역 공동체를 섬기는 사역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