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신년토론] 일방통행 전원책, 말 잊은 손석희, 말리는 유시민

입력 2017-01-03 11:08 수정 2017-01-03 16:52

'JTBC 신년토론'에 출연한 전원책 변호사가 태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전 변호사는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지나치게 언성을 높이거나 답변을 가로막아 비난을 사고 있는데요. 현재 JTBC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가 출연하는 '썰전'에서 하차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전 변호사는 과거 토론회에 나와 '버럭' 화내는 장면으로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탔습니다. 군 가산점 문제를 따지는 자리에서 “가고 싶은 군대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소리치며 여성 패널들을 혼내는 장면인데요. 영상으로 편집돼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장면으로 ‘전거성’이라는 별칭도 얻었습니다.

전 변호사는 2일 방송된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 토론에서도 감정을 유감없이 드러냈습니다. 방송 시작 전부터 심기가 불편했는지 페이스북 라이브를 진행하는 강지영 아나운서에게 '개념없다'며 화를 냈는데요. 이런 감정상태가 토론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는 패널로 나온 이재명 시장을 포퓰리스트로 몰아붙였습니다. 답변을 가로 막으면서까지 말이죠. 국회 청문회에 나온 증인을 추궁하는 모습처럼 비쳐졌습니다. 오죽하면 진행을 맡은 손석희 JTBC 사장이 "전 변호사님, 전 변호사님. 전 변호사님…전 변호사님. 전 변호사님! 전 변호사님?"이라고 애타게 이름을 불렀을까요. 손 사장의 말처럼 검증은 차분하게 이뤄졌어야 했는데 말이죠.

전 변호사는 보수를 대표해 나온 유승민 의원에게도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는 “복지정책이 좌파적”이라고 쏘아붙였고 유 의원은 “따뜻한 보수”라고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일방통행식 '버럭'은 이어졌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전 변호사의 이런 토론 태도가 논란이 되면서 ‘JTBC 신년토론'가 3일 오전 내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도 토론회 영상과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는데요. “전거성 형님이 너무했다”는 반응 일색입니다.

네티즌들은 전 변호사의 일방통행과 버럭을 막을 인물에 주목했습니다. 전 변호사를 살살 달래는 장면을 포착했는데요. 주인공은 바로 유시민 작가입니다. 썰전에서 흥분한 전 변호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장면이 스토리텔링 사진으로 편집돼 확산됐습니다.

유 작가는 전 변호사가 고집을 부리면 손을 부여잡고 자제시키고, 언성을 높이면 가벼운 면박으로 흥분을 가라앉혔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띄워주기도 하면서 썰전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유 작가는 신년 토론에서도 "전 변호사님. 워워 오해받아요 그러다"라고 전 변호사를 진정시켰고, “보수는 남의 말 안듣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면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전 변호사의 신년토론 자세는 논란의 소지가 충분해 보입니다. 대화는 남의 말을 차분히 듣는데서 출발한다는데, 잠시 잊은 모양입니다. 시청자들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이날 신년토론은 토론자의 자세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