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2.5%,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 자격 없다"

입력 2017-01-03 11:06
서울대병원이 국립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자체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단장 윤영호)은 여존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22~30일,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서울대학교병원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조사결과 서울대병원의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에 대해 ‘매우 잘하고 있다’고 본 응답자는 9.5%뿐이었고, ‘(그런대로)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25.6%에 그쳤다. 긍정적 평가가 35.1%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에 보통이다(41.9%), 못하고 있다(14.1%)는 응답자가 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항목별로는 특히 ‘취약계층 지원과 국민의 질병예방 및 재난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 활동’에 대해 서울대병원의 국가중앙병원로서의 역할과 중요도에 비해 10점 만점에 3점 수준밖에 못하고 있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 서울대병원이 ‘공공의료’ 활동으로 강화해야 할 항목으로 ‘신종 감염병, 재난, 응급 상황 시 체계적인 의료지원’, ‘위험부담이 크거나 수가가 낮아 민간병원이 기피하는 필수의료 활동’, ‘취약계층 의료 지원’, ‘적정/양질의 의료 제공’, ‘보건의료 정책 개발/협력’ 등을 꼽았다.

공익적 가치 강화를 위해 서울대병원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우선적으로 꼽고, 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밖에 ‘연구 개발’, ‘공익성 추구’, ‘부정부패 척결(투명성)’, ‘진료 공정성’ 등도 주요 개선사항으로 지적됐다.

윤영호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국민 10명 중 2~3명만이 서울대병원을 국가중앙병원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현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공공의료 분야에 더 집중하면서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